美 못 간 中 수출품 행선지 바꿔
EU, 中 저가 공세에 산업 위기감
인니, 경쟁품목 감산·무역 다변화
베트남·태국 등도 방어 조치 모색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145%라는 높은 관세를 부과 받으면서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제품들이 행선지를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로 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높은 관세를 부과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전, 완구, 철강, 전기차 같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수입 공세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中 공세에 EU내 입장차
21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이 덤핑 수출을 하지 말도록 압박하기 위해 EU내 새로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EU는 자칫 중국산 저가 공세에 기반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EU는 특히 중국 제품들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생산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값싼 제품의 수출을 자발적으로 제한 할 것을 요구해왔다.
다만 EU 내 일부 회원국들은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긴밀해지는 것을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달초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의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독일은 중국에 수출하는 자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우려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또 EU 회원국이 아닌 영국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키어 스타머 총리가 중국과 상호 존중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EU와 중국의 관계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지하면서 최근 수년간 소원해졌으며 EU는 중국을 '체제적 경쟁자(Systemic rival)'로 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관세에 중국이 유럽을 전략적 동반자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EU는 중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을 더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 中 저가 제품 수입 경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내수 침체와 미국의 수출 감소로 갈 길 잃은 중국산 제품들이 대량 수입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이후 중국에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최대 시장으로 지난해 5865억달러(약 832조원)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중국산 직물이 시장에 넘치고 있는 등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섬유제조업체 스리텍스(Sritex)는 2020년만해도 매출 13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 3월 부도와 함께 직원 1만700명이 해고됐다. 망고와 자라, 나이키, H&M 같은 의류 브랜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산과 경쟁에 못이겨 인도네시아에서 감산해왔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EU와 상호포괄적인 경제적 동반자 협정을 논의하는 등 무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의 전자상거래기업을 통해 저가 제품들의 수입이 계속 늘자 지난해 12월 테무를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태국은 가구 등 중국산 58개 품목과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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