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콤파스에 전해..."다른 나라로부터 투자 유치 기회 있다" 자신
현대차그룹이 3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2일 유력 매체인 콤파스와의 인터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 철회에 대해 "걱정하지말라"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크고, 강하고 밝다"면서 "분명 다른 나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기회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의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하는 한국 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던 약 11조원 규모의 전기차(EV) 배터리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 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의 이유를 들며 "시장 상황과 투자 환경을 고려해 프로젝트 철수를 결정했다"고 국내 언론을 통해 지난 18일 밝힌 바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 주요 인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관련 발언을 쏟아내며 주요 경제 이슈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내부에서 산업 정책을 바꾸는 구조적 개혁을 통해 '제2의 LG에너지솔루션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타이탄 프로젝트'로 명명된 해당 프로젝트는 원재료 조달부터 프리커서(전구체), 양극재 생산, 셀 제조에 이르는 전 주기 생태계를 아우르는 대형 사업이었고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주요 투자산업이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무산 파장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컨소시엄을 대체하는 투자자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 외엔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이번 철수 결정은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 인도네시아 정부의 산업 정책 신뢰도 하락, LG 측과 인도네시아 정부간 협력 체계의 미비 등 다양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니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에서 정·제련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수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정책의 하나로 인도네시아는 북말루쿠주의 대형 니켈 광산을 개발하면서 니켈 채굴에서 제련·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까지 상류에서 하류 산업을 아우르는 배터리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사업을 구상했다.
이에 2022년 인도네시아는 이 니켈 광산을 둘로 쪼개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가 주축이 된 CATL 컨소시엄과 LG엔솔이 주축이 된 LG컨소시엄을 각각 사업 파트너로 선정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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