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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잃어버렸어요"..행인에 돈 빌리고 갚지 않은 40대, 피해액 1억이 넘었다

"지갑 잃어버렸어요"..행인에 돈 빌리고 갚지 않은 40대, 피해액 1억이 넘었다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행인들에게 접근해 돈을 빌리고 다닌 4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3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서울 강남 일대와 경기 남양주 등지에서 행인에게 접근에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주로 젊은 여성에게 접근해 신분증과 연락처를 제시한 뒤 "출장 왔는데 교통비가 없다", "갑자기 지갑을 잃어버렸다", "집에 문이 잠겨 급하게 조치해야 한다" 등 동정심에 호소하며 피해자들에게 돈을 뜯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2명으로 피해 금액은 1억2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 대다수는 10만원 안팎의 피해를 봤으나 일부 피해자는 추가로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는 말에 속아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남성 B씨는 A씨에게 처음 돈을 빌려준 뒤 "한번만 더 도와주면 예전에 빌린 돈까지 한꺼번에 갚겠다"는 A씨의 말에 속아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줬고, 결국 대출까지 해 7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20대 여성 C씨도 비슷한 수법에 속아 23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남양주시 호평동과 평내동 일대에서 관련 신고가 접수되자 수사에 나섰고, A씨를 추적해 지난 8일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본 상대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지만 피해 발생은 엄연히 사실"이라면서 "A씨를 검거한 뒤에도 관련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