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지방세포가 분화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번역과 세포 대사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의 대사 기능 조절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비만·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 수립의 중요한 돌파구를 열 것이라는 기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생명공학과 조준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이미혜 교수 공동연구팀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두 가지 유전자 번역과 대사 간 상호조절의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세포 내 에너지 생산의 핵심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번역 조절 과정을 분석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산화적 인산화 복합체 I~V로 구성돼 있으며, 각 복합체는 여러 단백질 유닛들로 이루어져 있다. 분석 결과, 복합체 I, III, IV, V를 구성하는 유전자들은 지방세포 분화 과정에서 번역이 억제되지만, 복합체 II는 이러한 억제에서 제외되어 오히려 상대적으로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지방세포가 분화하는 동안 대사 조절에 의한 글루탐산(glutamic acid) 감소로 인해 해당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는 단백질들의 번역이 억제됨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지방세포 분화 중 글루탐산을 소모해 글루타민을 생성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글루탐산 농도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글루탐산 유전부호를 가진 mRNA에서 리보솜이 정체되며 단백질 생성이 억제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러한 리보솜 정체 현상은 글루탐산 유전부호가 많은 유전자들의 번역을 억제하며, 특히 세포골격 구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생성량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지방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IST 조준 교수는 “지방세포 분화 과정의 대사 물질이 유전자 번역 조절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분자 수준에서 실험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며, “이는 지방세포 및 조직 생성이라는 복잡한 생명현상 속에 대사와 유전자 번역 조절이 독립적이고 분리된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서로 관여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GIST 의생명공학과 조준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이미혜 교수가 지도하고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생 윤대화, 정다희, 순천향대학교 순천향의생명연구원 박사과정생 김보선이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2022 과학기술원 공동연구과제, GIST-전남대병원 공동연구과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5년 4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