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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범죄냐" 질문에 끄덕끄덕…용인 일가족 살해 50대 가장 송치

"계획 범죄냐" 질문에 끄덕끄덕…용인 일가족 살해 50대 가장 송치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가장 A씨가 2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배우자, 10대와 20대 자녀 등 일가족 5명을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자신의 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2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부모와 배우자·자녀 살해하고... 계획범죄 시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한 이모(56) 씨를 24일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께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A씨는 취재진으로부터 “계획범죄가 맞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범행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부모와 50대 배우자, 20대 자녀, 10대 자녀 등 자신의 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살인, 존속살해)를 받고 있다. 그는 수면제를 먹여 가족들을 잠들게 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이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15일 새벽 승용차를 이용해 사업차 머물고 있는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나 생을 마감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유족의 신고를 받고 15일 오전 10시께 현장에 출동해 타살 흔적을 발견, 현장에 없는 거주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광주동부경찰서에 공조 요청해 같은 날 오전 11시10분께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는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광주시 소재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기를 기다렸다가 오후 3시께 긴급체포한 뒤 오후 8시께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했다.

사기분양으로 피소..."가족에 채무 떠안게 할 수 없었다" 진술

A씨는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광주시에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하다가 수십건의 고소를 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조합원 수십명으로부터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고소당했으며, 고소인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10억여원에 달한다.

경찰은 A씨가 사업 실패를 이유로 일가족을 살해한 부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판단, 프로파일러 등을 투입해 수사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