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드 라훌 IMF 한국미션 팀장
1월 전망 때도 '정치 리스크'인지
자료 부족으로 종전 전망 유지
미국 상호관세유예조치 반영안돼
[파이낸셜뉴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워싱턴(미국)=이보미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배경에는 미국발 관세 전쟁 뿐만 아니라 지난해 발생한 12.3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공식 설명이 나왔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IMF의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 수정 배경을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이번 성장률 조정은 관세 영향에 더해 한국내 정치상황 변화도 함께 반영한 결과"라고 답했다.
IMF는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까지 유지했던 전망치를 불과 3개월 만에 절반으로 낮춘 것으로, 이는 국내외 주요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IMF 보고서에는 한국 성장률 조정과 관련한 구체적 배경이 담기지 않았지만, 이번 발언으로 처음으로 공식적인 설명이 제시됐다.
아난드 팀장은 "1월에도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른 하방 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데이터가 부족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4월 전망에는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 등 실제 수치로 확인된 정치적 혼란의 영향들이 모두 포함됐다"며 "여기에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한 외부 충격도 함께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IMF가 이달 한국의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을 평가하려면 지난 1월 전망이 11월 전망치에서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욱 IMF 이사도 "2.0%라는 숫자는 지난해 10월 숫자"라며 "이번 1.0% 전망은 단순히 관세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이후 일어난 정치적 불확실성이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까지 모두 반영된 결과"라고 부연했다.
다만 IMF는 미국이 최근 발표한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조치'는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우리나라와 미국 간 통상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성장률 전망은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각)부터 '2+2 통상협의'(재무·통상 수장 회담)를 시작으로 미국과 통상 협의를 진행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