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문준혁 교수팀, 고성능 전기화학 촉매 시스템 개발
기존 석유기반의 생산공정보다 탄소배출량 90% 절감 효과
(왼쪽부터)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문준혁 교수(교신 저자), 고려대 민희원 석박사통합과정(공동 제1저자), 고려대 김철호 박사(공동 제1저자), 고려대 최지윤 석박사통합과정, 고려대 심윤정 석사과정
[파이낸셜뉴스]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인 에탄올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석유기반의 에탄올 생산공정보다 탄소배출을 최대 90% 줄일 수 있다. 또한 공정 장비와 전력비용을 25% 줄여 경제성도 탁월하다.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문준혁 교수팀은 국립타이완대 보이 유 교수팀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메탄으로 에탄올을 만드는 고성능 전기화학 촉매 시스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을 테스트한 결과, 촉매 1g으로 한시간만에 26 밀리몰(mmol)을 만들어냈다. 즉 에탄올 26mmol은 무게로 환산하면 약 1.2g 정도로 아주 적은 양이지만 여기에 사용한 촉매 또한 1g으로 아주 적다. 또한 이 촉매는 100시간 이상 오랫동안 사용해도 그 성능이 유지됐다.
이와함께 공정 모의실험을 통해 기술의 실현 가능성도 검토했다. 그 결과, 기술경제성 분석(TEA)에서 전해조 단가와 전력 비용이 약 25% 절감될 경우,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생애주기환경평가(LCA)에서는 기존 바이오 및 석유 기반 에탄올 생산 공정보다 탄소 배출량이 최대 90%까지 줄었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핵심 기술은 여러 종류의 금속 원소가 섞인 '고엔트로피 산화물'이라는 특별한 물질을 이용한 새로운 촉매 설계다. 고엔트로피 산화물은 다섯 가지 넘는 여러 금속 원자가 아무렇게나 섞여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각 원자끼리 영향을 주고받아 기존 촉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성질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고엔트로피 산화물 구조 안에 메탄 반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코발트 원자를 아주 작게, 딱 한 개씩 떨어뜨려 놓는 특별한 설계를 했다.
마치 넓은 운동장에 똑똑하게 배치된 전봇대처럼, 촉매 표면에 혼자 떨어져 있는 코발트 원자들은 메탄 분자와의 반응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금속 알갱이 촉매와는 달리, 낱개의 원자로 된 촉매는 금속 원자를 100% 가까이 활용할 수 있고, 주변 환경과 섬세하게 반응을 조절해 원하는 반응만 잘 일어나도록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코발트 낱개 원자가 고엔트로피 산화물 지지대와 딱 맞는 전자적 관계를 맺으면서 메탄 분자의 끈을 쉽게 끊고 에탄올로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문준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메탄 전환 뿐만아니라 다양한 연료 전환 및 산화 반응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전기화학 촉매 시스템을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23일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표지(In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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