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과 인대 유연하게 유지해야 급성 디스크 예방
이학선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파이낸셜뉴스]
#1. 얼마 전 이사를 한 윤모씨(36세·남)는 무거운 박스를 들어 옮기다 허리를 삐끗하면서 허리와 허벅지에 찌릿찌릿한 느낌의 통증이 생겼다. 파스를 붙이고 며칠 경과를 지켜봤지만 호전되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그는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라는 진단을 받았다.
#2. 주부 김모씨(56세·여)는 평소 장시간 서서 집안 일을 할 때면 허리가 아팠다.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면 엉덩이나 허벅지에도 통증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밤에는 허리가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 급하게 응급실을 찾아야 했는데 그녀 역시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이었다.
허리 디스크는 요추와 요추 사이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터져서 바깥으로 삐져 나오며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별한 외상 없이 갑작스레 나타나기도 하는데, 심지어 잘 자고 일어났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윤씨와 같이 무거운 짐을 들다 허리에 순간적인 힘이 가해지면서 급성 디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주부 김씨와 같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허리를 삐끗해 갑자기 통증이 생기면 안정을 취하고 충분히 휴식을 갖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는 가장 좋은 응급처치다. 그런데 젊은 층의 경우 허리 통증을 근육통으로 오해해 방치하다 증상을 악화시키기는 경우가 많다. 또 바쁜 일상에 쫓겨 치료를 미루다 증상이 심해져 수술까지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기 쉽다. 급성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지 않도록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천천히 들어올리고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 다리를 꼬거나 목을 숙이는 등 잘못된 자세가 되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 주의해야 한다.
급성디스크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통해 70~80%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 감압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된 퇴행성 디스크와 같은 만성 질환의 경우 단기간에 치료하기 쉽지 않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과 함께 휴식으로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준 뒤 허리와 척추의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꾸준한 보존적 치료에도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디스크가 심각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의 수술 여부는 MRI 같은 정밀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자각증상, 진찰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통증으로 인해 근육 힘이 빠지거나 걸을 때 허리 아래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등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거나 신경압박으로 인해 하지마비 증상이 있거나 대소변 장애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척추 질환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나쁜 자세와 비만,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은 물론 다른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꾸준한 허리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유연성과 주변 근육을 키워두는 것이 디스크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학선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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