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수입 철강 제품에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이달 들어 전 세계 10%의 보편 관세가 시행되면서 국가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가별로 관세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과 미국의 4월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있다. 반면 인도는 수출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이 발표한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 50.1로 전월 50.9에 비해 떨어졌으며 기대치 50.3에 미치지 못했다. 50을 넘으면 확장, 아래는 위축을 의미한다. 간신히 50을 넘으면서 이번 분기 유로존의 침체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 기간 서비스업이 부진해져 3월 51에서 49.7로 떨어지면서 5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제조업 PMI은 지난 27개월 중 가장 높은 48.7을 보이며 4개월 연속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기대치 47.5를 상회하면서 기대 이상으로 잘 버티고 있음을 보여줬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잭 앨런-레이놀즈는 미국 트럼프 무역 정책으로 유로존의 생산 타격은 아직 제한적이며 기업들의 주문이 급속히 크게 증가했으나 앞으로 수개월 동안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에도 침체 신호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 활동을 보여주는 S&P 글로벌 복합 PMI 속보치는 3월의 53.5에서 이달 51.2로 떨어지면서 지난 16개월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제조업 PMI는 50.2에서 50.7로 상승한 반면 서비스업 PMI은 54.4에서 51.4로 하락했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윌리엄슨은 "이번 PMI 속보치는 이번 분기 들어 기업활동이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망도 비관적으로 변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한 경제활동에 경제전문가들과 연준은 앞으로 경제성장 관련 수치 또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7일 공개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보고서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경제 정책이 침체 환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것을 주목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와 상관없이 경제가 살아나는 국가도 있다며 인도와 일본을 주목했다. 인도 제조업체들의 수출 주문량은 지난 15년 중 최대로 증가해 미국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인도로 주문처를 옮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일본은 제조업 위축에도 4월 복합 PMI가 51.1로 전월의 49.9에서 확장세로 돌아섰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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