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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하라" "조용히 하라"… 고성·삿대질로 얼룩진 韓대행 시정연설

韓대행, 대선 출마 입장 안밝혀

"사퇴하라" "조용히 하라"… 고성·삿대질로 얼룩진 韓대행 시정연설
우원식 국회의장(위쪽)이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이후 한 권한대행에 대한 발언을 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단 앞으로 나와 우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보수진영 유력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국회를 찾아 가진 시정연설에선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며 진영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과 범진보 진영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협공으로 도발하려 했으나 한 권한대행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으면서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이같이 범진보 진영의 공격에 무대응으로 일축한 한 권한대행은 여전히 대선차출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조기대선 국면에서 무게감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한 권한대행의 이날 국회 시정연설은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 등 범진보진영에서 터져나왔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한 권한대행의 시정연설에 침묵으로 대응할 것을 의원들에게 당부했지만 한 권한대행이 연단에 오르자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에선 "내란대행 사퇴하라"고 고성을 질렀고, 범진보진영 측 일부 의원들은 한 권한대행 시정연설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은 범진보진영 의원들의 고성에도 정면을 응시하며 단호한 목소리로 준비한 연설문을 읽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국회 시정연설은 1979년 11월 최규하 전 대통령이 권한대행으로 있을 때 한 이후 46년 만으로, 한 권한대행은 12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의 시정연설 도중 사회민주당에선 노트북에 '매국협상 중단'이란 항의 팻말을 달기도 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중간중간 고성으로 한 권한대행의 연설을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용히 하라"면서 범진보 진영 의원들의 고성에 맞섰다. 한 권한대행이 시정연설을 마무리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격려했고, 남아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충돌은 우원식 의장이 한 권한대행 시정연설 이후 발언을 하면서 다시 이어졌다. 우 의장은 한 권한대행에게 "잠깐 자리에 앉아계셔라. 한마디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던 것을 문제삼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항의하면서 의장석 앞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우 의장이 불필요한 도발로 한 권한대행을 자극하려 한다고 강력 반발했으나, 한 권한대행은 자리에서 우 의장의 발언을 들으면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정연설 이후 한 권한대행은 이날 역시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권한대행은 '차출론 나오는데 출마 계획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고생 많으셨다"고 답하면서 미국과의 통상대응과 조기대선 국면에서 전략적인 신중모드를 이어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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