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알래스카에서 LNG 사업 고위급 회담 개최
韓日 무역 담당자 초청 예정, 알래스카 LNG 투자-구매 의향서 원해
美, 관세 협상 일환으로 LNG 구매 압박...대만은 이미 구매 약속
알래스카 LNG 사업, 2031년 이후에나 상업적 가동 전망
지난 2012년 12월 5일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서 촬영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관세 공격을 시작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알래스카에서 개발 중인 액화천연가스(LNG)를 미리 사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오는 6월까지 한국 및 일본에게 투자 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백악관의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EDC)가 오는 6월 2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고위급 에너지 회담에 한국과 일본의 무역 장관들을 부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내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백악관 내 자문위원회인 NEDC를 설립했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6월 회의에서 한국 및 일본에게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나 구입 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한국 및 일본 정부에게 앞으로 몇 주 안에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투자 혹은 구매 계획을 공식 발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알래스카주 북부의 뷰포트해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남부 액화시설로 옮겨 가공한 뒤, 태평양을 이용해 아시아 등으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알래스카를 종단하는 약 1287km의 가스관과 가스처리공장, 가스액화공장 건설 등으로 구성되며 총 비용은 440억달러(약 63조원)로 추정된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약 10년 전에 처음 제안되었으나 막대한 비용과 사업성 부족으로 답보 상태였다. 알래스카 주(州)정부는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사업에서 손을 떼자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여 지난 2020년에 연방정부의 공사 허가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에너지 개발사 글렌파른과 시행사 계약을 맺기도 했다.
현재 알래스카 LNG 사업의 지분은 글렌파른이 75%,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글렌파른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2031년까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상업적으로 가동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해당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들을 관세로 공격하는 동시에 LNG 사업 참여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트럼프에게 32%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얻어맞은 대만은 벌써 움직였다. 대만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는 지난달 20일 AGDC와 600만t에 달하는 LNG 사전 구매 및 사업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다.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은 22일 연설에서 미국산 LNG 구매가 앞으로 트럼프 정부와 상호관세 협상의 중점이라고 말했다.
24일 미국과 본격적인 통상 협상에 나선 한국 정부도 알래스카 LNG 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지난 15일 "알래스카 LNG 사업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돼 오다가 지연된 사업"이라며 "현재 한미 양국 간 실무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곧 알래스카 출장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에서 촬영된 송유관.AP뉴시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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