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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파워 게임서 밀린 머스크... 관세 90일유예 이끈 실세 베선트

트럼프 최측근 지형도 변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AP연합뉴스

백악관 파워 게임서 밀린 머스크... 관세 90일유예 이끈 실세 베선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 파워 게임서 밀린 머스크... 관세 90일유예 이끈 실세 베선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지난 1월 출범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 달리 내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할 수 있는 인물들로 채웠다. 1기 행정부 당시 잦은 충돌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도중 하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2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에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핵심 인물로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 2억달러(약 2879억원)를 기부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만들어진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으면서 연방정부 축소를 이끌어왔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백악관 관리들조차 세계 최고 부호이기도 한 머스크한테 "안 돼"라고 말할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수주 동안 머스크는 백악관 각료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머스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상호 '제로(0)' 관세에 합의해야 한다며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수석보좌관을 비난했다. 머스크가 국무부 밑에 있는 국제개발처(USAID)를 축소시키자 불만이 쌓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도 충돌했다. 뉴욕타임스는 마찰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가 장관직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칭찬했으며 이것이 머스크의 권한에 일부 제한을 두기 시작한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평소 자신에게 충성을 보이는 인물은 버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머스크가 완전히 백악관에서 사라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머스크의 영향력이 줄고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베선트 재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떠오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베선트는 '관세 매파'로 알려진 나바로가 포함된 백악관 경제팀에서 보호무역주의자들을 견제해오면서 관세를 부과하되 낮게 매기는 것을 주장해왔다. 그는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면서도 이달 상호관세 발표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에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을 종용했으며 90일 유예를 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선트는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잘 이해하는 "백악관 내부의 가장 진정한 어른"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