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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항구 폭발 사망자 40명으로 늘어, 부상자 1000명 이상

26일 이란 항구 폭발 사망자, 27일 기준 40명으로 늘어
부상자 1000명 이상...화재 진화 여전히 진행중
정치적 테러 의혹 남아, 일단 사고 가능성 높아

이란 항구 폭발 사망자 40명으로 늘어, 부상자 1000명 이상
27일(현지시간) 이란 호르모즈간주 반다르압바스의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란 최대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 사망자가 40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도 1000명 이상으로 파악됐으며 현지 소방 당국은 폭발 다음날에도 화재 진압이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AFP통신 등 외신들은 27일 이란 호르모즈간주 당국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폭발 관련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남동부 호르모즈간주 반다르압바스의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는 26일 오전 11시 55분에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해당 항구는 세계 석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 최대의 항구다. 연간 약 8000만t의 화물을 처리하며 석유 저장고와 화학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폭발 당시 항구에서 약 50km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음이 들렸으며, 항구에 쌓인 컨테이너 중 약 2000개가 불에 탔다.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은 27일 오전 기준으로 화재의 약 80%가 진압되었지만 강풍 등 영향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모즈간 주정부는 오는 29일까지 사흘 동안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란 중앙 정부는 이와 별도로 오는 28일을 애도일로 정했다. 이에 맞춰 각지의 영화관도 일시적으로 폐관하기로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7일 호르모즈간주 위기관리본부 특별회의에 참석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발이 발생한 항구에 "컨테이너 12만∼14만개가 장기간 보관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물류·통관 절차를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외신들은 이란과 미국이 비핵화 조치를 위한 3차 협상을 시작한 당일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며 정치적 테러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란 국회의 모함마드 시라지 의원은 컨테이너에 폭발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며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7일 연설에서 "보안 및 사법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번 사고가 과실에 의한 것인지, 누군가가 의도한 것인지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항구 한쪽 구석에 보관돼 있던 화학물질 보관 컨테이너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화재 진압 전까지는 원인 규명이 어렵다"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접촉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관계자는 폭발 원인이 미사일 고체연료 제조에 쓰이는 과염소산나트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항구 폭발 사망자 40명으로 늘어, 부상자 1000명 이상
이란 호르모즈간주 반다르압바스의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 26일(현지시간) 촬영된 화재 장면.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