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민통합과 중도층 외연확장에 방점을 찍은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약과 메시지상 ‘우클릭’에 더해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보수진영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는 등 '중도'와 '통합' 메시지를 고리로 중도·보수 표심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이승만·박정희·박태준 묘역 찾은 李.."급한 건 국민통합"
이 후보는 28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첫 일정인 서울현충원을 방문에서부터 통합 행보에 나섰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더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도 찾아 참배해서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진보진영에서 독재정권이라며 비판하는 반면, 보수진영에서 건국대통령과 경제대통령이라고 호평하는 인물이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서 제철산업을 키우라는 지시를 받고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을 키워냈다.
이 후보가 이들의 묘역에 참배한 건 보수층까지 아우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이·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에도 참배했지만, 이 후보의 판단으로 박 명예회장 묘역까지 찾은 건 국민통합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후보는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행보 때문에 의구심을 갖거나 서운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공은 공대로 평가하되 당장 급한 건 국민통합이고, 국민들의 에너지를 색깔 차이를 넘어 한 데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통합 메시지는 이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대통령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국민을 크게 통합하는 우두머리라는 뜻이 있다”며 “공동체 자체가 깨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가장 큰 일이다. 국민들이 갈가리 찢어지지 않게 통합하는 게 제일 큰 의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도 증세와 복지보다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와 규제완화에 무게를 둬 ‘우클릭’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공약은 기본적인 목표부터 '성장'으로, AI(인공지능) 등 신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규제혁파를 약속했고, SMR(소형모듈원전) 등 원자력발전을 활용하는 에너지믹스와 방위산업 수출 진흥책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사진=뉴시스
■李 선대위, 보수책사 윤여준 영입..김종인·이석연·이상돈 등 추가 영입 주목
오는 30일 출범하는 선대위 구성도 보수진영 인사들을 끌어들이며 통합선대위를 꾸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먼저 이날 ‘보수책사’라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영입에 성공했고, 앞서 이 후보가 민주당 대표로서 접촉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이상돈 전 의원 등이 추가로 합류할지 주목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는 보수를 껴안아 민주당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방침이라 선대위에 여러 외부인사들이 들어올 수 있다”며 “윤 전 장관 등 보수인사 영입도 그런 측면에서 논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대선 선대위는 매머드급 규모로 꾸려지기 때문에 윤 전 장관 외에도 더 많은 보수진영 인사들이 함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선대위를 짜는 과정에서 당내 화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선에서 경쟁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서다.
김 전 지사는 민주당의 한 축인 친문·친노의 적자라고 여겨진다.
지난해 10월 30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에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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