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檢 증인신청 신뢰 없어...언론 내 말 비틀어 써"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5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후원 의혹 사건에 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민간업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언을 전면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8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실장은 검찰 주신문이 시작되자마자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관계로 일체 증언에 대해 거부하겠다"고 밝힌 뒤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진술조서의 진정성립 여부 확인조차 거부했다. 이 전 대표와 관련한 검찰 질문에도 답변을 일절 거부했다.
재판부가 유 전 본부장의 임명 시기조차 답변을 거부하는 정 전 실장에게 "이 질문을 몰라서 거부하는 것이냐. 유 전 본부장의 임명과 증인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답변을 거부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정 전 실장은 "백현동 관련 1·2심에서 검찰로부터 증인신청을 요구받아 나가려고 했는데 검찰이 '다른 재판 받는데 굳이 나올 필요가 있느냐'고 해서 안 나갔다"며 "본인들 필요할 땐 안 나와도 된다고 한다. 전체적인 증인신청과 관련된 제 신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증언을 해도 언론에서 항상 제가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비틀어서 쓴다"며 "어떤 증언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등이 정 전 실장 재판에 출석해 장시간 증언한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증언에 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정 전 실장은 "본인들 판단이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음 먹은 게 있으니 증언을 거부하겠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오후 재판에서도 검찰은 이 전 대표와 민간업자 관련 질문을 이어갔지만, 정 전 실장은 계속해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증인으로 채택된 이 전 대표가 다섯 차례 연속 불출석한 끝에 더 이상 소환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정 전 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18일 예정된 첫 증인신문에도 치과 임플란트 수술 치료 예약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바 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실장 역시 대장동 개발사업 구조를 승인해 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