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선물받은 아우루스 차량을 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필요시 북한에 파병과 같은 군사 원조를 할 수도 있다고 처음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한 것처럼 군사적 원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맺은 조약에 따라 전쟁시 자동으로 군사개입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같은 북한의 주장에 러시아도 사실상 동조한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8일 러시아는 조약에 의거해 필요시 북한에 군사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양국간에 체결된 조약에 따라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했다고 이날 처음 시인했다. 이같은 북한의 시인에 러시아도 동조하는 입장을 곧바로 표명한 것이다.
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언급하며 "발효된 이 조약에 따라 당사국은 필요할 경우에 상대에 즉각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램린궁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이 앞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 것이다. 북한은 두 국가중 한 쪽이 전쟁상태일 때는 모든 수단의 군사력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자동군사 개입'에 따라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이날 밝혔다.
북러 조약은 지난해 6월 19일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평양 정상회담 당시 체결한 것이다. 이 조약은 양측의 관계를 '군사 혈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 23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조약의 핵심은 자동 군사개입에 대한 제4조다. 이 조항은 '어느 일방이 침공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및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한미 동맹'의 굳건함과 함께 북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냈다. 국방부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한 것은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적 행위"라며 "우리 군은 국제사회와 함께 비인도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러시아의 유사시 한반도 자동개입에 대해 "한미동맹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러시아 동부의 한 군사 훈련 시설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물자를 받아가고 있다. 러시아 매체 아스트라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온 영상 갈무리. 뉴스1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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