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28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정전으로 깜깜한 슈퍼마켓에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날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다. AP 뉴시스
이베리아 반도의 두 나라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28일(현지시간)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었다.
이동 통신이 끊겼고, 철도 운행은 중단됐으며, 도로 교통 신호등도 멈췄다.
전력망이 완전히 복구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정전 사태 수 시간 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현재 전문가들이 정전 원인을 찾고 있다면서 신속한 복구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전세계가 지구온난화 속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전기차 등 전기로 이동하면서 늘어나고 있는 전력 수요가 대규모 인프라 확충 없이는 이 같은 대규모 정전 사태를 언제든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전력업체 데이터에 따르면 스페인 시각으로 오후 12시30분 정전이 발생하면서 전력 수요가 돌연 10기가와트(GW) 넘게 급감했다. 유럽 역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임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정전 원인이 아직 구명되지 않은 가운데 날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이날 정오에서 오후 1시 사이 스페인 남부 기온이 돌연 급격히 높아졌다. 고온은 전선의 전력 수송 능력을 제한한다.
스페인 전력업체 레드 엘렉트라의 서비스 책임자 에두아르도 프리에토는 이 시간 동안 스페인 전력망이 유럽 대륙 전력망과 단절이 됐다면서 이로 인해 전력망 시스템이 붕괴됐다고 말했다.
레드 엘렉트라는 프랑스와 모로코에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스페인 북부와 남부는 이날 오후 단전이 해결됐지만 스페인 전역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려면 6~10시간은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산체스 총리는 “전력이 완전히 복구되기 전까지 수 시간을 더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국민 성명에서 이동을 최소화하고, 소셜미디어 대신 당국의 성명에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또 휴대폰 사용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산체스는 정전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밤 스페인 전력 시스템은 평상시의 절반 정도만 가동이 됐다.
스페인은 전력의 약 절반인 43%를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력망과 저장능력은 스페인의 급속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계속 불안한 상태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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