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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카이퍼' 위성망 건설 시작...'스타링크'와 정면 승부

아마존, 카이퍼 위성 27개 발사...위성망 건설 시작
2029년까지 3236개 위성 발사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
머스크의 '스타링크' 인터넷과 정면 대결
위성 조달 더뎌, 일단 올해 말 서비스 시작 목표

아마존, '카이퍼' 위성망 건설 시작...'스타링크'와 정면 승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28일(현지시간) 아마존의 '카이퍼' 위성 27개를 실은 '아틀라스 V' 로켓이 날아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위성 인터넷 사업에서 일론 머스크에게 도전장을 던진 아마존이 최초로 지구 저궤도에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위성을 쏘아 올렸다. 아마존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상대로 경쟁할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우주기업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는 28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아마존의 '카이퍼' 위성 27개를 탑재한 자사의 '아틀라스 V' 로켓이 이날 오후 7시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로켓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솟아올랐다.

미국 IT 대기업(빅테크) 중 하나인 아마존은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과 별개로 우주 사업에 손 대고 있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아마존의 사업 분야를 클라우드 웹서비스, 전자상거래, 미디어로 분류하고 위성 인터넷 사업이 "네 번째 기둥"이라고 묘사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9년에 자회사 '프로젝트 카이퍼'를 설립하고 앞으로 10년 안에 10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입해 3236개의 위성을 발사, 위성 인터넷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위성 인터넷 업계는 스타링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2019년 첫 번째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해 약 7000개의 위성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450만명의 고객들에게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를 겸하고 있는 머스크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2023년 모로코 대지진 등 전쟁과 재해로 통신이 끊긴 지역에 스타링크를 투입했다.

과거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베이조스는 지난 1일 인터뷰에서 위성 인터넷에 대한 "무한한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승자가 나올 여지가 있다. 스타링크가 계속 성공하고 카이퍼도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퀄티스페이스의 케일럽 헨리 분석가는 FT를 통해 "카이퍼는 위성 인터넷 분야에 뛰어든 차세대 거물"이라며 "서비스를 위해 충분한 양의 위성을 정기적으로, 신속하게 발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2023년에 2개의 시제품 위성을 발사했으나 이달 28일까지 추가 발사를 하지 못했다. 카이퍼 위성 생산에 시간이 오래 걸린 데다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 마틴과 보잉의 합작사인 ULA가 미국 우주군의 일정을 먼저 처리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아마존에 위성 인터넷 허가를 내 주면서 2026년 7월까지는 약속한 위성의 절반(1618개)을 궤도에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현실적으로 해당 일정을 맞출 수 없다며 FCC에 일정 연기를 신청한다고 내다봤다.

FT는 일단 아마존이 올해 말부터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이용 요금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FT는 스페이스X의 머스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해 정치적 인물로 떠오르면서 스타링크의 대체품을 찾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카이퍼' 위성망 건설 시작...'스타링크'와 정면 승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지난 9일 촬영된 '아틀라스 V' 로켓 상단부. 아마존 로고가 새겨져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