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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 北 다자외교 빗장 여나..김정은 5월 방러 주목

70년만 北 다자외교 빗장 여나..김정은 5월 방러 주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80주년 전승절을 계기로 다자외교에 처음 데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다자외교에 참석하게 되면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다자외교를 펼쳤던 지난 1950대 후반 이후 거의 70여년 만이다. 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이 상당 부분 김일성과 닮았다는 점에서 5월에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오는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러시아의 최대 국가 행사인 전승절에 참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했기 때문에 전승절 전후 시기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인 박영일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대표단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3차 국제반파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은 전날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도 공식화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감사를 공표하며 양국의 '동맹' 관계를 부각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승절에 고위급 인사를 보낸 건 지난 70주년 행사에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이 마지막이었다.

서방 국가들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대부분 불참하고 있다.

고립된 북한은 김정일 체제 이후 다자외교에 거의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김일성은 소련과 중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국제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쳤다.

지난 1957년 소련 10월혁명 40주년 기념식, 1959년 소련 제21차 공산당대회, 1959년 중국 인민공화국 창건 10주년 경축대회, 1965년 인도네시아 비동맹회의 10주년 기념식 등의 국제행사에는 김일성이 직접 참석했다. 김일성은 1980년 5월 유고슬라비아의 요시프 티토 대통령의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김일성은 지난 1950년대 말 중소분쟁으로 인해 사회주의권에 분열이 생기기 전까지 외교활동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정일은 은둔형이었다. 대신 북한의 참석이 필요한 국제행사에는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섰다.

러시아의 전승절은 매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개최돼 왔다. 이 행사에는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비서방권 국가들이 공식 대표단 또는 정상, 군사 대표단을 파견해왔다. 올해 80주년 전승절을 앞두고 북한군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 열병식 참여가 유력하게 점쳐져 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2025년 전승절 열병식에 20개국 이상의 국가 정상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 전승절에는 북한, 세르비아, 베트남, 팔레스타인,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비서방권 국가들이 대표적으로 참석해왔다.

70년만 北 다자외교 빗장 여나..김정은 5월 방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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