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통해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참모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부터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강금실 변호사까지 보수와 진보진영 인사들을 두루 기용하면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선대위는 선대위 인선을 통해 보수진영을 끌어안고, 당내 비주류인 친문(문재인)·친노(노무현)와의 연대를 조성하고 있다.
이회창의 참모 윤여준-유승민과 가까운 권오을.."李, 좋은 대통령 되도록"
우선 보수진영에선 노무현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의 참모 출신인 윤 전 장관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윤 전 장관은 굵직한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의 공천관리 등 브레인 역할을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끌었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음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2006년 선거도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보수 책사’라 불리는 이유이다.
다만 윤 전 장관이 진보진영과 손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발탁한 적이 있고, 2014년과 2016년 당시 범진보진영에 속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신당 창당을 도운 바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가까운 인사인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도 이재명 선대위에 합류했다. 권 전 의원은 이날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섰다.
권 전 의원은 이 후보와 같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에서 15~17대 국회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그러다 유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윤 전 장관과 권 전 의원은 선대위에 참여하는 이유로 이 후보의 자질을 꼽았다.
윤 전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데, 이 후보가 경제 쪽에 나름 전문성이 있고 문외한은 아니니까 다행”이라며 “그 분이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전 의원은 경북도청 기자회견에서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이 모두 행복한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며 “이 후보가 실용정치와 국민통합을 통해 이 과제를 풀어낼 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30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盧 첫 법무장관 강금실-마지막 비서관 김경수..文 마지막 총리 김부겸-민노당 출신 박용진
진보진영의 경우 친문·친노를 비롯한 비명계와의 단합을 유도할 수 있는 인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먼저 노무현 참여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을 지낸 강 변호사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중용됐다. 지난 대선 때 이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측면지원을 한 데 이어 이번 대선에선 전면으로 나서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됐을 당시 최연소에 최초 여성 법무장관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파격인사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젊은 나이에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앞장섰고, 생방송으로 진행됐던 노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에도 함께했다.
강 변호사와 함께 친노 포용을 위한 인선으로 이 후보는 경선에서 경쟁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선대위원장을 제안했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까지 전직대통령비서관으로서 곁을 지킨 ‘마지막 비서관’이다.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친노·친문의 적자라고 불린다.
그 외에 친문 인사로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를 역임한 김부겸 전 총리, 과거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대표적인 비명계인 박용진 전 의원에게도 이 후보가 선대위 합류를 부탁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진보·보수진영과 당내 화합에 방점을 찍고 선대위를 구성하고 있다.
이재명 선대위는 오는 30일 오후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2021년 10월 1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 경선캠프 후원회장을 맡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1일 민주당 대선 경선 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호텔 난타를 찾았다. 사진=뉴시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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