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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100만원 벌 때 비정규직 66만원… 격차 더 벌어졌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결과
2020년부터 정규직의 70%대 유지
작년에는 8년 전 수준으로 떨어져
전년보다 근로일수 줄어든 영향

정규직 100만원 벌 때 비정규직 66만원… 격차 더 벌어졌다
따뜻한 봄이 됐지만 고용시장의 한파는 여전히 매서운 가운데, 취약한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8년 전 수준으로 벌어졌으며, 사업체 종사자 수도 상용근로자는 늘었지만 임시·일용직은 감소하며 온도 차를 나타냈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시간당 임금 총액은 2만5156원으로, 전년 동월(2만2878원)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월력상 근로일수가 2일 줄며 근로시간이 10.8시간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은 2만7703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으나 비정규직은 1만8404원으로 4.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총액을 100으로 보면 2020년 이후 비정규직 임금이 70%대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는 66.4%로 떨어지며 2016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월급제 및 연봉제가 대다수인 정규직은 근로일수가 줄어들면 시간당 임금 총액이 더 크게 늘어난다. 반면 비정규직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낮은 임금 상승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는 전년보다 9.9% 늘었다. 시간제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업', '숙박음식업', '여성', '60세 이상' 등에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올해 3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003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004만 명)보다 2000명 감소했다. 올해 1월 감소세로 전환했던 사업체 종사자 수는 2월 잠시 증가세를 보였지만, 3월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종사자 지위별 증감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상용근로자는 전년보다 2만3000명 증가했으나, 임시·일용 근로자는 1000명, 기타 종사자는 2만4000명 감소했다.

규모별로 보면,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는 1665만1000명으로 2만3000명 감소했고, 300인 이상 사업체는 338만6000명으로 2만1000명 늘어나며, 규모가 작은 사업체일수록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4.1%),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5%), 부동산업(3.9%) 등에서는 증가했고, 건설업(6.7%), 도소매업(1.5%), 숙박 및 음식점업(1.6%)에서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과 숙박음식점업 경기가 좋지 않아 해당 산업들의 종사자 수 감소가 전체 종사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3월 채용은 전년 동월 대비 1만1000명 감소했다. 상용직은 47만9000명으로 7000명(1.6%) 증가했지만, 임시·일용직은 1만9000명(3.2%) 감소하며 고용 시장의 온도 차를 나타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