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 GSK에 4兆 기술수출
알테오젠·올릭스도 兆단위 성과
CDMO시장 최강자 삼성바이오
세계 20대 제약사중 17곳과 거래
업계 "한국 기업들 위상 높아져"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여전히 '빅파마(Big Pharma)'로 불리는 다국적 대형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은 아직까지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다. 하지만 최근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성공시키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약 자체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 높은 수준의 기술력, 임상 경험,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이전은 한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신약개발 모델로 자리 잡았고, 여기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빅파마 사로잡은 높은 기술경쟁력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술력 향상으로 글로벌 빅파마에 수조원 규모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연달아 성사시키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연구개발 능력과 신약 성공 가능성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9일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4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 이는 2020년 알테오젠이 미국 MSD와 체결한 4조7000억원 규모 계약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또한 알테오젠은 지난 3월 글로벌 빅파마인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인 메드이뮨과 2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며 다시 한번 기술력을 입증했다.
올릭스 역시 지난 2월 초 미국의 일라이릴리와 약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 올릭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과 심혈관·대사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이전했다.
이처럼 1조원을 훌쩍 넘는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이 연달아 성사되는 것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개발 역량이 글로벌 기준에서도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DMO 선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신약개발 분야 외에도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를 사로잡고 있는 영역이 바로 위탁생산개발(CDMO) 시장이다. 이 중심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20대 제약사 중 17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위 40대 기업으로까지 사업 파트너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최근 수주의 특징은 대형 계약과 재계약이 잇따른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술력, 품질, 고객 신뢰도 측면에서 빅파마로부터 확고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건의 위탁생산(CMO)을 성사시키며 2조8000억원 넘는 수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한 지난해 기록인 5조4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4개월 만에 채운 것이다.
압도적인 CMO 경쟁력을 기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으며, 여기에 멈추지 않고 위탁개발(CDO) 분야로도 비즈니스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총 133건의 CDO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CDO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스-에이퓨초(S-Afuccho)'와 '에스-하이콘(S-Hicon)' 등 새로운 자체 CDO 플랫폼을 4개나 선보였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항암제 시장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선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 송도에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으며 현재 첫 수주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올 초부터 대형 계약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빅파마와의 잇따른 수주 계약, 국산 신약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기술수출 등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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