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 정상화 계획 밝힌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교육청 신축이전 원점 재검토
낡은 학교 현대화 우선 추진
늘봄학교·아침체인지 사업 등
백지화 대신 수정·보완 방침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9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통과 공감의 교육행정을 통해 헝클어진 부산교육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학생,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부산교육을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무엇보다 소통과 공감의 교육행정을 펼치려 한다. 부산교육 정상화를 위해 선거 과정에서 다섯 가지 약속을 드린 게 있다. 부모찬스를 뛰어넘는 공교육 찬스, 가족처럼 챙기는 빈틈없는 교육복지, 교사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환경 마련, 인공지능(AI) 교육 혁신, 지역과 상생·협력하는 부산 교육 등이 그것이다. 이를 이행해 하루빨리 부산 교육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4·2 부산교육감 재선거에 당선되면서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 김석준 교육감은 29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이 추진하던 교육청 청사 신축이전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늘봄학교와 아침체인지는 수정·보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3년여 만에 교육청으로 돌아온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지지를 보내주신 부산시민과 교육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는 개인의 승리라기보다 부산 교육의 정상화를 바라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정상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교육 가족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기존 정책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이어갈 것은 이어가고, 보완하거나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 가는 작업을 총체적으로 해나가며 부산교육 정상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당선의 기쁨보다 부산 교육을 잘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기 동안 부산 교육을 바로잡고 정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을 생각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유아교육 무상화, 입학준비금 지원 등을 제시했다. 추진 일정과 기대 효과는.
▲지난 재임기간 전면적 무상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유·초·중·고 무상급식을 완성했고, 고교 무상교육도 실시했다. 중학생들에게는 교복구입비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초·중·고 수학여행비 지원 등을 통해 학교 다니는 데 돈이 들지 않는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가족처럼 챙기는 빈틈없는 교육복지'를 목표로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생각이다.
유치원비를 없애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입학준비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등교에 드는 교통비를 지원하고, 난치병을 앓는 학생들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하려 한다. 빠른 실행을 위해 현재 공약사업 실천계획을 만들고 있다. 마침 1차 추경예산 편성 기간이 남아 있어 교육청의 계획을 만들고 추진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부산시의회와 긴밀한 소통,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재원 마련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
―학력 격차 해소 방안으로 AI기반 개별 학습 시스템 도입을 제시하셨는데.
▲요즘 부산교육은 학력 저하 문제와 교육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이 사회의 근본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 문제는 단순히 교육청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기반 개별 학습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AI기반 개별 학습 시스템은 학생 개인마다 다른 부족한 부분을 AI가 개별 학습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해 학생에게 꼭 필요한 학습을 추천하고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학생 개별 수준에 맞는 교육을 강화하고 개개인의 성취도를 높일 계획이다. 학생들의 학습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학습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전임 교육감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교육청 신축이전 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는데.
▲교육청 신축 이전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전임 교육감께서 좀 느닷없이 교육청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금 부산시교육청 청사는 건축한 지 38년 정도 된다. 부산에 38년 넘은 학교가 40%가 넘는다. 제 재임 시에도 이런 낡은 학교를 먼저 현대화한 다음에 교육청을 이전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었다. 청사 문제는 전임교육감의 정책을 백지화하느냐, 아니냐의 사안이 아니다. 학교 현장의 교육환경, 특히 학교 건물과 환경 개선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학교가 새 청사보다 먼저다.
―전임 교육감이 추진한 '늘봄'과 '체인지'도 재검토를 시사했다.
▲늘봄학교, 아침체인지, 학력평가 등 전임 교육감 때 추진해 온 정책들에도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다. 다만 현장과의 소통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인 상명하달 식으로 추진한 부분으로 인해 현장과의 부조화와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현안 정책들을 꼼꼼히 평가해 이어갈 것은 이어가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할 것이다. 시민들과 교육가족이 우려하는 '전임 교육감 지우기' 같은 생각은 없다. 앞서 추진해 온 정책들이 과연 학교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고 도움이 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 좋은 부분은 더욱 발전시키고 보완할 부분은 빨리 보완할 계획이다.
―취임 한 달이 되지 않았지만,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지가 벌써부터 관심사다. 재선거를 통해 당선 됐기에 '3선 연임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궁금하다.
▲다음 선거 출마 여부를 말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다. 남은 잔여 임기 동안 열심히 일하는 것이 우선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난 2년 반 동안 헝클어진 부산교육을 다시 정상화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번 재선거 출마를 앞두고 '3선 연임' 여부에 대해 검토한 결과 3선 연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법제처가 교육감 선거는 아니지만, 유사 사례에 대해 "선거범죄로 인해 당선이 무효가 된 자리에, 앞서 재직했던 후보가 재선거로 당선된 경우, 연임제한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사례가 있다.
―시민과 학부모,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지난 교육감재선거 과정에서 약속드린 '부산교육 정상화'에 온 힘을 쏟겠다. 저를 지지하셨던 분이나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 가리지 않고 두루 소통하면서 부산교육을 하루빨리 정상화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부산교육을 꼭 만들어내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 '교육하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육은 공감 가능한 정책으로, 체감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측정 가능한 성과를 이루겠다. 아이들에게 꿈을, 교육가족에게 자긍심을, 학부모님들께 희망을 드리도록 하겠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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