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이어트 콕을 즐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덴마크, 멕시코, 회교 국가 등에서 코카콜라 매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29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사진은 1월 28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워프 슈퍼마켓에 진열된 코카콜라.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외교정책과 반이민 정책이 미국 문화의 상징인 코카콜라를 덮쳤다.
덴마크와 멕시코 소비자들이 코카콜라를 외면하고, 미국에서도 일부 소비자들이 코카콜라를 보이콧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과 그린란드 영토 문제를, 멕시코는 불법 이민자들과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또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가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위협한 데 대한 반발로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코카콜라를 외면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코카콜라를 병에 담는 병입업체 칼스버그가 29일(현지시간) 덴마크 내 코카콜라 판매가 ‘소폭 둔화’했다고 밝혔다.
칼스버그 최고경영자(CEO) 야코브 아루프 안데르센은 “미 브랜드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보이콧이 일정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그린란드를 미 영토에 편입시키겠다면서 침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덴마크가 더 이상 ‘좋은 동맹’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덴마크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미군과 함께 전투에 참가했지만 그린란드를 내놓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 좋은 동맹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덴마크 정부 관리는 지난달 FT에 “덴마크인들이 꼭지가 돌았다(pissed off)”면서 “그들은 덴마크 군인들의 유해가 집에 돌아오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지만 지금은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어 “왜 (미국 제품) 불매 목소리가 인기를 끄는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루프 안데르센 칼스버그 CEO는 미 상징인 코카콜라에 대한 반감으로 덴마크의 소규모 브랜드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매출 감소가 “극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극적이 아니라는 설명은 그러나 실상과 거리가 있다.
덴마크 지역 브랜드인 졸리콜라는 슈퍼마켓 체인 레마에서 3월 전년동월비 판매가 13배 폭증했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연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협박하고, 북미 3개국 자유무역협정을 무시하고 관세를 물리는 가운데 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고 있다.
미국에서도 코카콜라는 히스패닉 소비자들부터 외면 받고 있다.
코카콜라 CEO 제임스 퀸시는 현재 소셜미디어에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짜 동영상이 퍼지면서 판매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퀸시에 따르면 이 가짜 동영상은 코카콜라가 불법 이민자 노동자들을 이민관세단속국(ICE)에 제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 동영상이 ‘완전히 가짜’이지만 그 충격이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아울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반감으로 무슬림이 다수인 나라에서도 판매가 둔화됐다.
또 멕시코에서도 판매가 줄고 있다.
멕시코의 코카콜라 병입업체 코카콜라 펨사는 지난주 멕시코의 코카콜라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5.4% 줄었다고 밝혔다. 경제활동 둔화, 지정학적 긴장이 매출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카콜라는 이날 1분기 실적에서 전세계 매출은 전년동기비 2% 늘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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