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 2025.5.8/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보수 진영 빅텐트가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만났지만 다시금 빈손 회동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와 김 후보, 한 후보 사이에 입장 차이가 큰 만큼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단일화 2차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한 후보는 "오늘 내일이라도 우리 결판을 내자"며 "단일화 여부는 김문수 후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김 후보는 사실상 거절의 의사를 나타냈다. 김 후보는 "당의 결정에 다 따르겠다면 당연히 입당해야 한다"며 "(경선 과정이) 다 끝난 다음에 나타나서 청구서를 내미나"라고 밝혔다.
■단일화 시점 놓고 동상이몽
김 후보와 한 후보가 단일화에 엇갈리는 지점은 시점이다.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각 후보의 소속 정당과 기호가 확정된다. 따라서 한 후보는 11일 이전에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단일화가 불발된다면 본선에 등록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한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일주일 연기는 단일화 하기 싫다는 이야기"라며 "단일화 해야 할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단일화 방식과 모든 조건을 받을테니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전혀 다른 제안을 내놨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단일화 로드맵을 거부하면서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고 다음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밝혔다.
김 후보의 이같은 제안은 단일화 시점을 늦추면서 당 지도부와 한 후보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 협상에서 본인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한 후보를 향해 "후보님은 왜 뒤늦게 나타나서 돈 다 내고 경선 절차를 다 거친 제게 12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고 하시느냐"고 반문했다.
■회동 전부터 기싸움
김 후보와 한 후보는 회동 시간과 장소를 두고도 맞붙었다.
김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회동 시간과 장소를 알려왔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 후보에게 1대 1로 공개 만남을 제안한다"며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오후 4시 30분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 캠프 소속인 이정현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한 후보자 및 한 후보자 캠프의 그 누구에게도 연락 없이 이날 오전 관훈토론회 직후 '오후 4시 30분에 한 후보자와 만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며 "이후 김 후보 캠프는, 역시 한 후보자 및 한 후보자 캠프에 어떤 연락도 없이 기자들에게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겠다'고 추가로 일방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준혁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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