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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빅텐트… 金·韓, 단일화 두고 '벼랑끝 대치' [6·3 대선 D-25]

2차 단일화 담판 1시간만에 종료
金 "내주 토론·여론조사 단일화"
韓 "金, 단일화 약속 지켜라"
11일 이전 단일화 입장 고수

파국으로 치닫는 빅텐트… 金·韓, 단일화 두고 '벼랑끝 대치' [6·3 대선 D-25]
다시 만났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2차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 방식과 절차,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진영 빅텐트가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만났지만 다시금 빈손 회동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와 김 후보, 한 후보 사이에 입장 차이가 큰 만큼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단일화 2차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한 후보는 "오늘내일이라도 우리 결판을 내자"며 "단일화 여부는 김문수 후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김 후보는 사실상 거절의 의사를 나타냈다. 김 후보는 "당의 결정에 다 따르겠다면 당연히 입당해야 한다"며 "(경선 과정이) 다 끝난 다음에 나타나서 청구서를 내미나"라고 했다.

■단일화 시점 놓고 동상이몽

김 후보와 한 후보가 단일화에서 엇갈리는 지점은 시점이다.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각 후보의 소속 정당과 기호가 확정된다. 따라서 한 후보는 11일 이전에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단일화가 불발된다면 본선에 등록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한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일주일 연기는 단일화하기 싫다는 이야기"라며 "단일화해야 할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단일화 방식과 모든 조건을 받을 테니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전혀 다른 제안을 내놨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단일화 로드맵을 거부하면서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밝혔다.

김 후보의 이 같은 제안은 단일화 시점을 늦추면서 당 지도부와 한 후보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 협상에서 본인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한 후보를 향해 "후보님은 왜 뒤늦게 나타나서 돈 다 내고 경선 절차를 다 거친 제게 12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고 하시느냐"고 반문했다.

■회동 전부터 기싸움

김 후보와 한 후보는 회동 시간과 장소를 두고도 맞붙었다.
김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회동 시간과 장소를 알려왔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 후보에게 일대일로 공개 만남을 제안한다"며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오후 4시30분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 캠프 소속인 이정현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한 후보자 및 한 후보자 캠프의 그 누구에게도 연락 없이 이날 오전 관훈토론회 직후 '오후 4시30분에 한 후보자와 만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며 "이후 김 후보 캠프는, 역시 한 후보자 및 한 후보자 캠프에 어떤 연락도 없이 기자들에게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겠다'고 추가로 일방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준혁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