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챔피언십 정상 등극
와이어 투 와이어로 타이틀 방어
홍정민 따돌리고 통산 8번째 우승
이예원이 11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 짓고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곳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라던 이예원의 무한한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수원의 여왕 이예원(22)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2연패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이예원은 11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2언더파를 기록했다. 사흘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적어내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이예원은 해당 코스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데뷔 첫해인 2022년 공동 5위, 2023년 공동 3위에 이어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며 '수원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최근 3년 동안 5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이예원은 "그린이 까다로운 골프장을 좋아한다. 이 코스는 겉보기에는 평이해 보여도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코스"라며 해당 코스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기세는 무서웠다. 1라운드 선두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무려 5타를 앞서 나가며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최종일에 홍정민, 문정민, 김민별의 엄청난 추격전이 펼쳐졌다. 홍정민은 하루에만 8언더파를 몰아쳤고, 문정민은 7언더파, 김민별은 1~6번 홀에서 6개의 버디를 연속으로 기록하며 선두 추격에 나섰다. 이예원은 안정적이기는 했지만 스코어를 줄이지는 못했다. 버디 퍼트가 계속 약간씩 빗나갔다. 결국 5타 차이의 리드는 순식간에 좁혀들었다. 9번 홀을 지나가는 시점에서 이들이 1타 차이로 쭉 늘어섰다.
하지만 결국에는 보기 없이 안정적이었던 이예원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김민별이 13번·14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날 이글을 기록하는 등 8언더파를 치며 선두를 맹추격했던 문정민도 16번 홀에서 통한의 파 퍼트가 빗나가며 한 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반면 이예원은 15번 홀 6.6m의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우승을 직감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날 이예원이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티샷의 정확성'이다. 비록 계속된 버디 퍼트 실패가 있었지만, 14번의 드라이버 티샷이 단 한 번도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았다. 페어웨이 안착률 100%를 기록한 것이 세컨 샷의 안정성을 담보하며 보기를 범하지 않은 비결이다.
이예원은 지난해 3승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단 한 차례의 우승도 없었다. 하지만 전지훈련 기간에 체중을 늘리고 체력을 키워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시즌 전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자신의 공약대로 개막전 자신의 첫 우승에 이어 두 번째 우승도 빠르게 만들어내며 올 시즌을 이예원의 시대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우승은 이예원의 통산 8번째 우승이다. 또 첫 타이틀 방어전이기도 하다. 이예원은 데뷔 후 한 번도 2연패를 한 적은 없었다.
이예원은 경기 후 "타이틀 방어를 꼭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2연패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너무 부진해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끝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며 "올해 목표는 단독 다승왕"이라고 덧붙였다.
이예원은 이번 우승으로 다승, 대상포인트, 상금랭킹에서 모두 선두에 나섰다.
한편, 지난 KLPGA 선수권 우승자인 홍정민이 2위를 기록했고, 문정민과 김민별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임희정은 오랜만에 6위를 기록하며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