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출입구 통해 빠르게 들어가
"총을 쏴서라도… 지시내용 들어"
2차 공판처럼 불리한 진술 나와
윤석열 前 대통령, 3차 공판 출석.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처음으로 언론사 포토라인에 섰다. 다만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법원 밖에서는 지지자들의 응원이 잇따랐다.
윤 전 대통령은 12일 오전 9시 54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형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1층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와인색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법정 출입구를 향해 빠른 속도로 걸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만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하실 생각이 있느냐', '군부정권 이후 계엄 선포한 헌정사상 첫 대통령이었는데 아직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 '대선 관련 전국민에게 할 말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나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재판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변호인과 상의하기도 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재판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두 번의 공판기일에 모두 지하주차장으로 출석하면서 한번도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지만, 이날은 법원이 지상 출입을 하도록 하면서 처음으로 출석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재판에선 2차 공판 때처럼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왔다. 오상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부관은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국회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통화를 듣고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 전 부관은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한 데 배신감을 느껴 증언을 결심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체포의 '체'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언급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비상계엄과 관련해 군·경에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지시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는데, 윤 전 대통령 측이 해당 공소장을 받은 지 7일이 지나지 않아 다음 공판기일부터 관련 혐의를 다루기로 했다.
법원 주변에선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고유 통치권한이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의 입법 폭주를 국민에게 알리는 '경고성 계몽령'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무죄를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대한국민연대' 집회를 주최한 김도영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모욕주기'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유튜버로 가득 찬 법원 서관 입구 앞은 윤 전 대통령을 직접 보기 위한 자리다툼으로 치열했다. 윤 전 대통령이 법정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들의 연호는 20분가량 계속됐다.
scottchoi15@fnnews.com최은솔 박성현 이현정 김형구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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