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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 합의로 침체 걱정 누그러져...금리 인하 늦어질 듯

美中 무역 합의로 美 침체 가능성 10%p 이상 내려가
올해 美 경제 성장률은 0.1~0.5%p 올라갈 듯
물가상승 규모도 이전 예측보다 높지 않다고 추정
관세 불확실성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금리 인하 늦어질 수도

美, 무역 합의로 침체 걱정 누그러져...금리 인하 늦어질 듯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중개인이 미소짓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전쟁을 치르던 중국과 극적인 '90일 휴전'을 선언하면서 경기 침체 걱정을 상당 부분 누그러뜨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휴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세가 높은 편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밀린다고 내다봤다.

美 침체 가능성 줄어, 증시 환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대표 금융사 골드만삭스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35%라고 전망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45%)보다 10%p 내려간 수치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관세가 생산 차질을 일으킬 만큼 높게 유지될 위험이 낮아졌다"며 "향후 관세 정책 방향성에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초에 진행한 전문가 설문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45%라고 주장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팬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사무엘 툼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내년에 침체될 가능성이 당초 3분의 1이라고 여겼으나 지금은 5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월 사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정부는 12일 발표에서 오는 14일부터 90일 동안 대(對)중국 관세를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미국에 12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했던 중국 역시 같은 기간 10%의 관세만 받기로 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영국 시장조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50%에서 35%로 낮춘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증시는 미중 합의에 환호했다. 12일 미국 IT 대기업(빅테크) 7곳의 주가는 2~8% 가까이 급등했다. 현지 경제 매체 CNBC는 7개 빅테크의 시가 총액이 12일 하루 동안 8375억 달러(약 1190조원)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2.81~4.35% 올라 급등세를 보였다.

美, 무역 합의로 침체 걱정 누그러져...금리 인하 늦어질 듯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성장 전망 청신호, 금리 인하는 늦어질 듯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침체 위기가 누그러지면서 개선됐다. 12일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5%p 올린 1%로 제시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같은 기간 성장률을 0.1%p 상향해 1.3%로 예상했다. 미국 금융사 내셔널와이드의 캐시 보스트잔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지 매체 USA투데이를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가 1%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전 보다 0.5%p 오른 수치다. 스위스 UBS은행은 미중 합의로 인해 미국 GDP 성장률이 0.4%p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스트잔치치는 미국 경제가 무역 갈등 완화 덕분에 완만한 상승세로 올해를 마무리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8%였다.

관세 전쟁이 휴전에 들어가면서 물가상승률 전망도 내려갔다. 골드만삭스는 1주일 전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3.8%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12일 발표에서 3.6%로 하향했다. 보스트잔치치는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이 최대 4%를 기록한다고 예측했으나 이를 3.4%로 하향했다. 이어 평균 상승률이 2.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3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3%였다.

그러나 아직 기뻐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12일 연설에서 "무역 정책은 오늘 아침에 본 것처럼 계속 진화하고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현재 발표된 수준에 가깝게 유지되더라도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며 "관세의 불확실성은 경제 주체들의 선제 대응이나 심리, 기대 측면에서 이미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당장 경기 부양 압박에서 벗어나면서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연준이 오는 7월부터 금리를 내린다고 예측했으나 12일 보고서에서 올해 12월부터 격월로 금리를 내린다고 전망했다.
최종 기준금리가 3.5~3.75% 수준까지 낮아진다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美, 무역 합의로 침체 걱정 누그러져...금리 인하 늦어질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