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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문수·이준석, 보수의 심장 TK서 초반 大격돌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보수의 심장 TK서 초반 大격돌
집중 유세 펼치는 이재명·김문수·이준석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박동주 유영석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구광역시 동성로 거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13 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대구=성석우·송지원·이해람·김준혁 서울=서영준 기자】 보수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간 지지세 격돌이 초반부터 세게 붙었다.

TK 지역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텃밭으로 불린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따른 파면 여파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TK 지역의 민심이 여전히 국민의힘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전에도 경청투어를 돌며 TK 지역을 찾았다. 민주당의 험지인 TK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 기반을 쌓고 중도층의 호응을 이끌어 내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집토끼 사수에 나선 모양새다. 흔들리는 민심을 다독여 다시금 국민의힘이 TK 지역의 맹주임을 입증해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본인의 강점인 젊음과 소통을 앞세워 진정한 보수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이념·진영 넘어선 실력 강조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보수의 심장 TK서 초반 大격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표적 험지인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돌입한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진=뉴스1

이 후보는 TK 지역을 찾아 지역이나 이념, 진영을 넘어 실용주의 관점에서 평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산업화의 공은 계승하되, 권위주의는 넘어서야 한다"며 "진영이 아니라 민생, 색깔이 아니라 실력으로 정치인을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며 "필요하면 쓰고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이면 버리는 것이다. 진영과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표 등을 역임하며 쌓은 유능한 일꾼론도 내세웠다. 이 후보는 "똑같은 조선인데 정조는 동북아 최강국을 만들고, 선조는 나라를 피바다로 만들었다"며 "정치는 결국 실력"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고향이 경북 안동인 점을 감안해 지연도 활용했다. 이 후보는 "저도 안동에서 자랐지만 왜 '재명이는 남이가'란 소리는 안 해주느냐"며 "이번만큼은 다른 선택이 있어야 정치가 바뀐다. 저 이재명도 한번 써봐 달라"고 말했다.

대구를 찾아서는 지역주의 타파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TK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정치 구조로 지역 발전이 정체됐다"며 "수도권처럼 정치 경쟁이 치열해야 의원들이 시민 눈치를 본다. 저에게도 한번 일할 기회를 달라. 정치인은 부리기 나름"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계산동의 시인 이상화 고택도 즉석 방문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앞에 선 이 후보는 "이 지역은 독립운동가가 가장 많았던 곳인데 요즘 왜 이리 됐느냐"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고택과 시인의 삶을 둘러본 이 후보는 "대구가 가진 문화 자산이야말로 TK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짚었다.

이 후보는 친중(親中) 논란에 대해서도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후보는 "중국에도 셰셰(고맙습니다)하고 대만에도 셰셰했는데 틀린 말을 한 것이냐"며 "일본 대사에게도 셰셰하려다가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감사하무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 후보는 "우리 국민이 좀 더 잘 먹고 잘 살자고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자고 하는 일이 외교다. 대만하고 중국이 싸우든지 말든지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며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한미 동맹은 한미 동맹대로 한미일 협력은 협력대로,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협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출정식에서 선보인 '통합 운동화'를 신고 현장 유세를 뛰며 국민 통합 의지를 부각했다. 이 운동화는 국민 통합의 의미로 민주당 색인 파란색 바탕에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이 써온 빨간색이 가미됐다.

■김문수 "박정희, 세계적 지도자"…지지층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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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3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과 '대선승리'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김 후보는 이틀째 TK 지역 공략에 공을 들였다. 특히 TK 지역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핵심 지지층의 마음을 건드렸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 출정식에서 "젊었을 때는 박정희 대통령에 반대했다. 철이 들어서 가만히 보니까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세계적인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나라의 위기가 발생하면 대구·경북이 큰 역할을 했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 후보는 "나라가 어려울 때, 국가가 위기일 때 생각 나는 곳이 대구·경북"이라며 "누가 이 나라 대한민국을 산업화시켜서 배고픈 나라를 다이어트 하는 나라로 만들었나. 저는 대구·경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 공약으로 △산불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지원 △대구 군부대 이전 △달빛철도 및 동해안 복선철 추진 등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우리 대구·경북의 위상이 전세계 정상들 입에 의해 다 알려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반려동물 전문 병원을 방문해 유기견과 반려동물 보호 현장을 살펴봤다. 이는 집권 시절 유기견과 반려동물에 큰 관심을 보여온 윤석열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주인에게 버려졌다가 동상에 걸려 다리를 절단한 강아지 치토리를 안으며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문제에는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께서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의 뜻"이라며 "우리 당이 윤 전 대통령 보고 탈당해라, 하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저는 결혼하고 총각이라고 한 적이 없다. 그러다 집사람에게 쫓겨난다"며 "저 김문수는 생긴 것이 벌써부터 뼈 밖에 없지 않냐. 뼈대 있는 집안이라 뼈 밖에 없다. 김문수는 거짓말 안 하는 것 아시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의 캠프 인사들도 속속 영입하면서 당내 갈등도 봉합 수순을 밟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이날 한덕수 총리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이정현 전 당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 평당원으로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국민의힘 열세지역 호남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며 당대표까지 역임한 소중한 자산임을 감안해 수차례 설득 끝에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홍준표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를 선대위 대변인으로 영입해 모두가 함께 뛰는 통합 선대위의 의미를 더했다.

■이준석, 보수 대안론 띄워 차별화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보수의 심장 TK서 초반 大격돌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3일 대구 북구 경북대를 찾아 학생들과 점심 식사를 앞두고 복지관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사진=뉴스1

이 후보도 TK 지역을 찾아 윤 전 대통령과 김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이른바 보수 대안론을 띄웠다. 최대한 이른 시간 내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서 보수 정당의 텃밭인 TK 지역의 표심을 전환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경북대학생 오찬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를 향해 "계엄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시키고, 본인은 반탄 세력에 힘입어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본인의 뜻에 달려 있다'고 선을 그은 것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그것이 김 후보가 가진 이중 정체성의 본질"이라며 "양 머리 세겹을 쓴 후보다. 이런 상태로 김 후보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3명의 유력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자신의 강점을 TK 지역이 알아준다면 보수 진영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젊은 세대는 이슈나 아젠다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올라오는 상태"라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김 후보에 대한 사표이자 무의미한 표를 거두고 하루빨리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이준석을 중심으로 대동단결해야 이재명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분위기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 빅텐트 구축론에도 다시금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저와의 단일화나 빅텐트 같은 것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며 "자유통일당이나 전광훈 목사와의 빅텐트는 자유롭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도 빼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입법권력을 활용해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대구·경북 SOC 사업도 진척시킬 수 있었지만, 본인에 대한 방탄과 윤석열 정부 공격에만 사용했다"며 "대구·경북 시민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출근시간 대구 죽전네거리 피켓 유세를 시작으로 경북대학교 재학생들과의 오찬 간담회, 대구 칠성시장 상인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이 중 대구시 의사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처 슬림화' 공약 중 포함된 현행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하는 내용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송지원 이해람 김준혁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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