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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재판'서 큐텐 재무책임자 "위시 자금 3개월 내 소진 예상"

마크리 CFO "위시 자금 3개월 내 소진 예상"
"회삿돈 조달 인지했지만 상세 내역 몰라"

'티메프 재판'서 큐텐 재무책임자 "위시 자금 3개월 내 소진 예상"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티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등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조8500억원대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인한 배임 혐의로 기소된 티몬·위메프(티메프) 경영진 재판에서 큐텐그룹의 재무 책임자가 증인으로 나와 큐텐그룹이 인수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위시' 회사자금이 지난해 초 3개월 내에 소진될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영배 큐텐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임직원 10명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큐텐그룹의 전체 재무를 총괄하는 마크리 큐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리 CFO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익스프레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그룹의 재무 운영을 맡고 있다. 특히 큐텐이 지난해 2월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몬과 위메프 자금 600억여원을 끌어다 쓴 결정에 관여한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리 CFO는 "2024년 2월 2일경 본인이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등에게 보낸 예상자료 상으로 위시가 보유한 자금 700억원 이상이 3개월 내에 소진된다고 봤느냐"는 검찰 질문에 "700억원인지는 모르지만 손실은 크게 난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이는 위시 인수 이후 위시의 자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검찰이 "2024년 4월 9일 이시준이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위시 인수자금을 티몬과 위메프에서 마련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데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리 CFO는 "회삿돈으로 조달하려는 건 알았고 회사의 이익잉여금에서 나올 거라고 보고 받았다"며 "상세하게 어느 자회사에서 얼마를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당시 티몬나 위메프나 둘 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그 내용은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에 리 CFO는 "자금 상태를 전혀 모르던 건 아닌데, 자체 자금이라면 우리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별로 신경을 안 썼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구 대표 등이 티몬·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등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과정에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구 대표 측은 언론 보도로 인한 대량 환불이 원인이라며, 이는 경영상의 판단일 뿐 고의적인 배임이나 횡령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구 대표 등은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1조8500억원을 가로채고, 위시 인수 명목으로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큐텐그룹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 법인에 일감을 몰아주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총 727억원 상당의 각종 비용을 떠넘긴 혐의도 받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