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매각 실패에 구원책 가동
예보가 자산·부채 떠안는 구조
과거 가교 저축은행 사례 감안
일부만 고용승계 이뤄질 전망
연이은 매각 실패에 금융당국이 결국 MG손해보험에 대한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가교보험사가 설립되면 기존 보장내용과 보험료, 보험금이 그대로 승계되기 때문에 보험 계약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 다만 과거 가교 저축은행 사례를 감안했을 때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에 MG손보의 일부 영업 정지와 가교보험사 영업 인가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일 MG손보에 '일부 영업정지 예정 사전 통지서'를 전달하고, 이달 12일까지 의견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금융권은 당국이 사실상 MG손보에 대한 영업정지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교보험사는 파산 위기에 처한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임시로 관리하는 회사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부산저축은행(예솔)·보해저축은행(예스)·대전저축은행(예나래) 등의 가교저축은행을 설립, 구조조정을 한 전례가 있으나 가교보험사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G손보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1%다. 당국 권고치인 150%를 한참 밑돈다. MG손보의 부실 우려가 커지자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3월 메리츠화재를 MG손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했지만 MG손보 노조의 반발로 우협 지위를 반납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MG손보 처리를 두고 다양한 방식을 검토했지만 가교보험사 설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를 청·파산할 경우 125만명에 이르는 계약자들의 피해가 막대하다는 지적에 5대 손해보험사에게 계약 이전을 검토했지만 이 역시 손보사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교보험사가 설립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 MG손보를 인수할 제3자가 나타나거나 다른 손보사로 계약이전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MG손보의 자산·부채를 떠안게 된다. 설립된 가교보험사는 신규계약이 전면 중단되고 계약 업무를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불확실성, 계약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에라도 처리방안을 내놓겠다는 생각"이라며 "특히 계약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과거 가교 저축은행 사례를 감안했을 때 고용 매각·계약이전을 위한 일부에 대해서만 고용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예솔저축은행과 예담저축은행 등 총 7곳의 가교 저축은행에서 약 40~60%의 인력이 감축된 바 있다.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MG손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G손보를 정상 매각해 노동자와 영업가족, 125만 가입고객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올바른 선택을 해줄 것을 간절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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