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부메랑 된 토허제...“4월 銀가계대출 7개월래 최대폭 급등”

4월 은행권 가계대출 1150조원...전월比 4.8조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급등한 주택거래 영향
금리 인하 기조·3단계 스트레스 DSR 선수요 우려
한은 “5월 가계대출에 2~3월 거래량 가장 크게 반영”

부메랑 된 토허제...“4월 銀가계대출 7개월래 최대폭 급등”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강남 주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송파구의 잠실 장미아파트와 주공5단지에서 신고가가 집중됐고, 잠실주공5단지 82.6㎡가 처음으로 40억원을 돌파했다. 강남구 압구정에서도 거래 22건 중 14건(64%)이 신고가였으며, 개포동의 거래 4건 모두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치동 역시 한보미도맨션2차 190㎡가 60억원, 개포우성1차 127㎡가 50억5천만원, 은마아파트 76㎡는 31억4천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이어갔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2~3월에 폭등했던 주택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허제 청구서 날아왔다...가계대출, 4조8000억원 급등
부메랑 된 토허제...“4월 銀가계대출 7개월래 최대폭 급등”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50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3조2000억원)과 3월(1조6000억원)에 이은 석 달 연속 증가세이자, 지난해 9월(5조6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2~3월에 크게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2만6000호에서 2월 3만8000호로 늘어난 뒤 3월에는 5만호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경우 1만1000호에서 2월 1만8000호, 3월 2만6000호까지 상승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조원대 규모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당분간 이러한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 하순에 토허제 확대 재시행된 이후에 서울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됐으나 아직까지 주택거래량이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에 비해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 완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가계부채 증가세가 언제든지 재확대될 수 있어 경계감을 늦추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은행권뿐 아니라 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크게 늘었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4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7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4조8000억원 증가하며 전월(3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다음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정점에 달할 것 것으로 예상했다. 박 차장은 “주택 거래가 2~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5월달 수치에 2~3월 주택 거래 증가량에 가장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처럼 선수요가 일부 발생할 수 있어 금융당국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기업대출 증가폭 14조4000억원...59개월래 최대폭↑
부메랑 된 토허제...“4월 銀가계대출 7개월래 최대폭 급등”
한국은행 제공.
은행 기업대출은 14조4000억원 증가하며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역대 4월 증가폭 가운데는 2004년 4월(27조9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준이며 월별 증가폭 기준으로는 지난 2020년 5월(16조원)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박 차장은 “지난해 말에 금융지주들이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나, 올해 새로운 경영 목표를 맞추기 위해 1·4분기를 지나면서 기업대출을 재개했다”며 “미 관세 정책에 대응해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정책적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대출(-7000억원 → +6조7000억원)은 배당금 지급,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운전자금 수요와 일부 은행의 정책성 시설자금대출 취급 등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중소기업대출(-1조4000억원 → +7조6000억원)은 부가세 납부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수출기업에 대한 특화대출, 우량 제조업기업에 대한 금리우대 프로그램 등 미 관세정책 관련 금융지원 등으로 크게 확대됐다.

회사채는 시장금리 하락, 견조한 투자수요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전월 4000억원에서 4월 1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발행, 일부 기업의 운전자금수요 등으로 3월 3조7000억원 순상환에서 4월 4조6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은행 수신은 지난달 25조9000억원 감소했다. 전월(+12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부가세 납부 및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자금유출, 지자체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으로 36조8000억원 빠져나갔다. 31조4000억원 늘어난 전월과 비교하면 상당폭 감소했다. 정기예금도 대출 확대에 따른 은행들의 예금유치 노력에도 배당금지급 등에 따른 기업예금 감소 등으로 같은 기간 12조6000억원 감소에서 5000억원 소폭 증가에 그쳤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월 13조1000억원 감소에서 4월 38조5000억원 증가로 전월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인출된 자금의 재유입등으로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24조1000억원 유입된 결과다. 채권형펀드(7조4000억원) 및 기타펀드(3조4000억원)는 자금 유입폭이 확대됐고, 주식형펀드도 전월 6000억원 감소에서 4월 3조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부메랑 된 토허제...“4월 銀가계대출 7개월래 최대폭 급등”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