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시리아 제재 중단 명령하며 이란에 핵 협상 촉구한 트럼프

"영원한 적은 없다. 가까운 친구 중 일부는 과거 전쟁 치렀던 국가"

시리아 제재 중단 명령하며 이란에 핵 협상 촉구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새 정부와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시리아에 '평화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의 우마이야 광장에서 시리아인들이 국기를 흔들며 축하하고 있다.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제재 중단을 명령하면서 핵 협상이 진행 중인 이란에도 화해 손길을 내밀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에 위대해질 기회를 주기 위해 제재 중단을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많은 고통과 죽음을 겪은 시리아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며 "국가를 안정시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성공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시리아의 광물 협정 제안 속에 속도 내는 트럼프의 중동 구상
지난 1월 취임한 아흐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 축출을 주도한 반군 세력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로 미국의 수배령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HTS의 테러 단체 지정을 해제하지 않았고, 아사드가의 철권통치 시절 부과한 제재도 남겨둔 채 트럼프 정부에 넘긴 상태였다.

이번 제재 해제 결정은 향후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 수순이다. 또 시리아, 이란 등을 포괄한 중동 평화구상의 주요 고리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알샤라 대통령이 자국 천연자원 개발과 관련한 '광물협정'을 트럼프 대통령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4년 12월 반군의 승리로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로 망명했고, 50년 이상 이어진 아사드가문의 시리아 철권통치가 끝났다.

■ "새 파트너십 구축하고 싶다"면서도 "지금이 선택할 시기"라고 이란 압박한 트럼프
한편 이란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유와 압박의 수사를 섞어가며 협상을 재촉했다. 그는 핵 협상에 관해 "이란과 합의하고 이 지역과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충돌을 종식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이란과 관련해 영원한 적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가장 가까운 친구 중 일부는 과거 세대에서 전쟁을 치렀던 국가"라고 이란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러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이 올리브나무 가지를 거부하고 계속 이웃을 공격한다면, 최대 압박을 가하고 전처럼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드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면서 "이런 제안은 영원하지 않다. 지금이 선택할 시기"라고 압박했다.

■빈 살만의 요청으로 시리아 제재 해제했다며 사우디 왕세자의 면을 살려준 트럼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요청으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며 "왕세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했다"고 그를 치켜세우며 생색을 냈다.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부당한 제재 해제를 위해 노력해준 사우디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정의의 승리이자 아랍 통합에 대한 확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시설 공습을 주장하고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에도 부정적인 이스라엘은 순방에서 의도적으로 빼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