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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연구 경계 허물어 AI·반도체·바이오 학계 우뚝 [과학기술특성화대학 혁신과제로 ‘AI’ 주목]

한국과학기술원

교육과 연구 경계 허물어 AI·반도체·바이오 학계 우뚝 [과학기술특성화대학 혁신과제로 ‘AI’ 주목]
KAIST의 반도체공학대학원과 반토체혁신연구소 입구에서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KAIST 제공
교육과 연구 경계 허물어 AI·반도체·바이오 학계 우뚝 [과학기술특성화대학 혁신과제로 ‘AI’ 주목]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며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21년부터 'QAIST 신문화 전략'을 본격 추진하며, '국가와 인류, 지구를 위한 독창적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QAIST는 교육(Question)·연구(Advanced research)·국제화(Internationalization)·기술사업화(Start-up)·신뢰(Trust)의 약어다.

■국가 AI 전략의 핵심 축

KAIST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우주, 에너지 등 5대 핵심 분야 전략적 연구를 통해 국가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2024년 기준 세계 3대 AI 학회 논문 발표 수에서 글로벌 2위, 아시아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AI 연구 허브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대표적인 성과로 전산학부 김영환 교수 연구팀의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학습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키는 최적화 기법'이 있다. 2024년 세계적 AI 학회인 NeurIPS에서 발표된 이 성과는 실제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입증돼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반도체공학대학원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신설은 KAIST가 산업 현장의 수요에 직접 대응하고자 한 전략적 결정이다. 교육과 연구가 분리되지 않고, 실제 기술이전과 인재양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이 체계는 국가 반도체 전략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KAIST는 생명과학과 공학의 경계를 넘는 융합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대만 포모사와 협력해 난치성 뇌질환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암, 면역학, 나노소재 분야와의 연계로 바이오 생태계의 융복합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적 대응도 KAIST의 핵심 과제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연구팀은 미생물을 이용해 나일론 유사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화석연료 기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순환경제 실현의 한 축으로 주목받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기차 확산에 발맞춰 배터리 기술 혁신이 진행 중이다. 같은 학과 최남순 교수팀은 15분 이내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개발, 전기차 대중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기술창업의 요람에서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KAIST는 기술창업 생태계도 선도 중이다. 지금까지 총 1914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이 중 90% 이상이 교수·학생 창업이다. 이들 기업의 누적 매출은 약 36조원에 달한다. 실리콘밸리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모델도 실현 중이다.
KAIST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한국 우주기술의 기반도 다지는 한편 더불어 양자암호통신, 차세대 원자력, 초소형 위성 등 고위험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독자적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KAIST의 선제적 연구는 국가 기술 안보와 독자 기술 확보의 기반이 되고 있다.

KAIST 관계자는 "앞으로도 '실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연구 문화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의 공공성과 혁신을 함께 실현해나갈 계획"이라며 "AI,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우주 등 5대 전략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초학제 융합연구와 국제협력을 강화하며 세계 과학기술의 전초기지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