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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트럼프 따라 중동 갔다가 대규모 투자 유치

엔비디아·AMD 등 트럼프 첫 방문지 사우디에서 성과 거둬
권위주의 중동 국가 자본에 의존 경고도 나와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트럼프 따라 중동 갔다가 대규모 투자 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의 루사일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헤 미국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뉴욕=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합류한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유치 성과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가운데 개최된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디아 CEO 등이 참석했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테크 기업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 캐피털(VC) 안드레센호로위츠의 CEO 벤 호로위츠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출자한 스타트업 '휴메인'(Humain)에 최신 블랙웰 GB300칩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반도체 설계기업 AMD도 휴메인과 100억 달러 규모의 협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함께 한 것은 테크 업계가 인공지능(AI)와 관련한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수년간 AI 인프라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중동을 잇달아 방문해온 테크기업 CEO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절호의 기회였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 많은 미국 업계 수장들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당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사우디가 개최한 투자 콘퍼런스(일명 사막의 다보스포럼)에 보이콧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WP는 "사우디도 석유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제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기에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해외 자본에 접근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권한을 행사해 왔는데 그런 접근이 미국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WP는 "미국 기업들이 AI 칩 등과 같은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면서 대가를 너무 적게 받거나 권위주의 국가 자본에 의존하면서 미국 국가안보에 잠재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트럼프 따라 중동 갔다가 대규모 투자 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카타르 도하 루사일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