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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에 그 몸매, 이사장 비위하나 못맞추냐" 자원봉사센터 성희롱 갑질, 무슨일?

"그 얼굴에 그 몸매, 이사장 비위하나 못맞추냐" 자원봉사센터 성희롱 갑질, 무슨일?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경북 안동 소재의 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이 사회복지사에게 지속적으로 갑질과 성희롱, 성추행을 벌였다는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사회복지사한테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맛" 수시로 성희롱

13일 JTBC '사건반장'에 사회복지 사업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민간 비영리 단체인 한 자원봉사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해까지 센터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던 A씨는 올해부터 갑자기 보직이 변경돼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별다른 설명 없이 돌연 보직이 변경된 A씨는 "이사장과 사무국장 등 직장 상사들의 눈 밖에 난 결과"라고 추측하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한 일에 대해 언급했다.

A씨에 따르면 명예직인 이사장은 한 달에 2~3번 출근하는데, 센터를 찾을 때마다 사무국장과 함께 술을 마시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들은 근무 시간 중 술자리를 가졌고, 술자리에 직원들을 불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여직원들을 향한 성희롱성 발언이 반복됐으며, 종종 직원들에게 법인카드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뒤 술값을 지불하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성희롱성 발언은 수시로 한다"며 "술자리에서도 그렇고 사무실에서도 늘 있었던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무국장이 제게 '그 얼굴에 그 몸매면 아직도 밖에 나가서 봐줄 만 한데 왜 이사장 비위 하나 못 맞추냐. 술만 사주면 되는데'라고 말했다"며 "술자리에서 (국장님) 손이 허벅지에 올라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목격자 증언은 있지만 증거가 없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같은 해 연말, 한 도의원과의 술자리에서도 성차별적 발언은 계속됐다고 한다.

당시 사무국장이 도의원 옆자리에 누가 앉을지 지정했고, 이사장은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맛이니까 도의원님한테 술 좀 따라드려라"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연말 아침 회의 자리에서도 이사장이 부재 중인 한 여성 직원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털어놨다.

B씨는 이사장으로부터 "여자가 잘 생겨도 말하는 게 돼지 잡을 소리를 하면 그건 '제로'다. 못생겨도 하는 게 상냥하고 애교 있어봐라", "키가 크냐, 몸매가 되냐, 물론 몸을 본 건 아니지만" 등의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사장은 "성희롱 기억 없다... 웃는게 좋지 않냐고 한 말"

당시 사무국장은 농담으로 이사장의 말을 받아치며 거들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이에 B씨는 "'저런 말까지 굳이 하셔야 되나?' 생각을 했다"며 "그 말을 듣고 지금도 그렇지만 가슴이 막 떨리고 한 달 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A씨는 "문제 제기 이후 보직이 변경됐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들은 바 없다"며 "내 자식들이 사회에 나가서 이런 처우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사장과 사무국장은 한 매체를 통해 "성희롱 발언은 정확하게 기억은 없다. 될 수 있으면 웃는 게 좋지 않냐는 뜻에서 한 말", "(성추행, 성희롱) 안 했다. 진짜 일을 이상하게 한다. 대화가 안 된다"며 해명했다.


"그 얼굴에 그 몸매, 이사장 비위하나 못맞추냐" 자원봉사센터 성희롱 갑질, 무슨일?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제보자 측은 이들을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으며, 성추행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A씨는 "이번 사건이 그냥 넘어간다면 문제 제기한 직원들은 올해 연말까지 다 퇴사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자원봉사센터에 사업을 위탁한 안동시청과 경북도청 측은 "위탁 사업에 관련해선 관여할 수 있지만 인사권 등에 대해선 관리 감독할 권한이 없다"며 "주무부처는 고용노동부"라고 입장을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