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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 협상단 명단에서 빠져... 튀르키예 평화협상 먹구름


푸틴, 러 협상단 명단에서 빠져... 튀르키예 평화협상 먹구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르에서 개최 예정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평화협상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회담 자체 성사가 불투명해지게 됐다.

14일 스카이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협상 대표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대신 차관급 관리들을 보내는데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협상 대표에는 푸틴의 보좌관이자 전 문화장관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가루진 미하일 유르예비치 외교차관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됐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 10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포함된 ‘의지의 연합’ 국가들은 러시아에 30일 휴전을 요구하면서 수용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위협하자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전제 조건없는 직접 협상을 제안했었다.

회담 날짜 하루전 튀르키예로 이동할 예정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이 참석할 경우에만 자신도 직접 협상 장소에 나올 것이라고 말해왔다.

또 현재 중동을 순방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튀르키예로 가는 것을 검토해왔으나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계획을 취소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협상을 통한 돌파구에 대한 기대가 어려워지게 됐다.

푸틴 불참에도 일부 미국 고위 관리들이 이스탄불로 향할 예정이지만 언제 누구를 만나는지는 불분명하다.

튀르키예 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전쟁 특사인들인 키스 켈로그와 스티브 위트코프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방외교관들은 푸틴이 차관급 관리들을 협상에 보내고 전 문화장관인 메딘스키를 대표로 임명한 것에 4년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돌파구가 생기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푸틴이 협상에 불참한다면 그가 진정으로 평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그는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이라며 따라서 협상은 푸틴과 직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 동시에 전장에서 추가 진격을 하는 사이에 협상을 오래 끌고 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중국과 브라질은 공동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직접 협상을 촉구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에 참석할 것을 촉구했다고 브라질 대통령실이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귀국 길에 러시아 모스크바에 들러 푸틴 대통령을 직접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추가 제재 계획을 내놨다.

제재 내용은 러시아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운용하고 있는 유령 유조선 189척을 추가하고 러시아 관리들에 대한 비자발급 금지와 자산동결, 러시아군에 필요한 물자를 제공한 베트남과 세르비아, 튀르키예 기업들도 대상에 올랐다.

이번 EU의 제재안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열일곱번째로 다음주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이번 전쟁은 끝나야 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강한 압박을 할 것”아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