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AI 폭발적 수요에 올 HBM 시장 전년比 86% 성장"…삼성·SK 선단 HBM에 박차

D램 전체 시장서 HBM 매출 비중 올해 24%까지 확대
AI 서버 시장 성장세 지속되며 HBM 수요 꾸준히 늘어
삼성, HBM3E 12단 퀄테스트 통과에 내부 총력 다해
SK하이닉스 선단 HBM 수요 맞추기 위해 램프업 돌입

"AI 폭발적 수요에 올 HBM 시장 전년比 86% 성장"…삼성·SK 선단 HBM에 박차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이미지. 연합뉴스

전체 D램 시장 내 HBM 비중
2024년 2025년
비트(bit) 출하량 기준 5% 7%
매출액 기준 17% 24%
(흥국증권)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을 예고하며, D램 시장 내 HBM 쏠림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양사는 최선단 HBM3E(5세대) 제품 공급 및 고객사 인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모리 시장의 '무게추'가 범용 D램에서 고부가가치 HBM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올 한 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HBM 시장 올해도 파죽지세
15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31억 달러(약 4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86% 급증하는 수준이다. 비트(bit) 수요 또한 7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D램 전체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비트 출하량 기준 HBM 점유율은 지난해 5%에서 올해 7%로, 매출 기준으로는 17%에서 24%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는 AI 서버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 올해 AI 서버 출하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해 전체 서버 출하량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AI 서비스의 확산과 생성형 AI의 진화에 따라 서버당 그래픽처리장치(GPU) 탑재량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고속·고용량 메모리인 HBM의 수요도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국내 메모리사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HBM 시장에서 반등이 시급한 삼성전자는 올 1·4분기 HBM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60%가량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HBM3E 12단 관련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가 지연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상반기 중 퀄테스트를 통과하고, 하반기부터는 HBM 출하량이 다시 반등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HBM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HBM용 D램 생산 능력을 월 17만장(웨이퍼 기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말(월 10만장) 대비 약 70% 이상 늘어난 규모로 추산된다. HBM 핵심 생산 기지가 될 청주 M15X 팹(공장)의 조기 램프업(생산 확대) 등을 통해 향후 HBM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선단 제품 수율 안정화에 따라 출하량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6세대 시장서도 SK하이닉스 우선 승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확보한 시장 점유율과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HBM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HBM4(6세대)에서도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HBM4에 10㎚(1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5세대(1b) 공정을 적용해 이미 수율 안정화를 마치고, 빠른 램프업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3월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HBM4 12단 샘플을 출하해, 주요 고객사들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빠르면 3·4분기부터 HBM4 매출 반영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로 글로벌 1위인 TSMC와 손을 잡은 상태다.
HBM3E까지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로직 다이를 제조했지만, HBM4부터는 각각의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을 맞춤형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파운드리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HBM의 로직 다이는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의 가장 밑단에 배치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한 HBM 수요는 꺾일 이유가 없다"며 "누가 먼저 고성능 HBM을 안정적으로 양산해 고객에게 납품을 하는 지가 향후 D램 점유율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