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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개막...양자회담 주목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개막...양자회담 주목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APEC통상장관회담 개막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오는 10∼11월 경주 APEC 정상회의의 통상 의제 조율 등을 위해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트럼프발(發) 관세’의 영향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원활한 무역 확대를 위한 공조 방안이 논의된다. 회의 마지막 날 한미 고위급 통상 양자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중, 한·중 등 다양한 양자회담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역전쟁 속 통상장관 회의 열려

통상 당국에 따르면, 이날 개막한 APEC 통상장관회의에는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등 아태 지역 21개 회원국의 통상장관을 비롯해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의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은 2005년에 이어 20년 만에 의장국 자격으로 이번 APEC 통상장관회의를 주관한다. ‘무역 장관’ 직함을 사용하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번 회의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주최 측은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주제와 연계해 △무역 원활화를 위한 인공지능(AI)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등 3개 세션으로 구성했다.

‘무역 원활화를 위한 AI 혁신’ 세션에는 WTO 사무총장이 발제자로 나서,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의 미래를 위한 협력 방향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16일 열리는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세션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기후위기 대응 등 지속가능한 공급망 확보를 위한 공조 방안이 논의된다.

한미·한중·미중 등 양자회담 주목

회의 기간 중 다양한 양자회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리청강(Li Chenggang)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과 면담을 가졌다. 리 부부장은 “현재의 다자체제가 중요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국이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고 우리 측에 설명했다. 이에 정 본부장은 “중국도 미국도 우리나라에게 소중한 경제 파트너라는 점에서 미·중 간 관세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리청강 부부장 간 면담도 이뤄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제네바 협의를 통해 각각 상호관세를 115%p 인하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를 30%로, 중국의 대미국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흘 만에 만난 양측이 추가적인 논의와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관심사는 16일로 예정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그리어 대표와의 고위급 면담이다.

미국은 지난달 2일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시행 시점을 오는 7월 9일로 3개월 유예하며 현재는 모든 국가에 대해 10%의 기본관세만 부과 중이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유예기간 내에 미국과 협의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다만, 본격적인 협상은 다음 달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전에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은 낮다”며 “대선 이후 ‘줄라이 패키지’를 마감하는 데 시간이 촉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