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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공급충격’ 탓에 고금리 오래 지속될 수도”

[파이낸셜뉴스]
파월 “’공급충격’ 탓에 고금리 오래 지속될 수도”
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벤 버냉키(오른쪽) 전 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준 청사에서 열린 토머스 로바크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말을 나누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관세가 '공급충격'을 불러 미 고금리를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지금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공급충격’을 불러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다시 꿈틀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급충격의 대표적인 사례는 1970년대 오일쇼크다. 당시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를 무기화하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을 압박하기 위해 석유 공급을 줄였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유가 폭등으로 물가는 뛰고, 경제 성장은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토머스 로바크 리서치 콘퍼런스를 위해 준비한 연설에서 고금리가 더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난 5년 연준은 급속한 인플레이션을 목도했다면서 이에 따라 유례없는 속도로 금리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라면서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와 대체로 부합하더라도 제로에 가까운 금리 시대는 가까운 시일 안에는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했다.

그는 “더 높은 실질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2010년대 내부위기 시기에 비해 앞으로 더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어 “우리는 어쩌면 더 잦고, 더 지속적인 공급충격 시기에 들어서고 있는지 모른다”면서 “이는 경제와 각 중앙은행에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0년대 내부위기 시기는 2010년대 경제 내부에서 발생한 위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충격, 소셜미디어 부상 등 여러 변수들 속에 경제가 높은 변화와 불확실성에 직면하던 때였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동안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했다가 2022년 3월 0.25% p 인상을 시작으로 2023년 7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금리를 대폭 끌어올렸다. 0~0.25%였던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가 2023년 7월 5.25~5.5%로 폭등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1% p 내려 4.25~4.5%로 낮췄고, 올해 들어서는 이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파월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관세가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가 공급충격과 같은 부작용을 부를 것임을 암시했다.

한편 트럼프는 계속해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13일 미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자 파월에게 금리를 내리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