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3일 오후 9시40분께 수원 장안구 소재의 한 카페 앞에서 딸과 통화를 하던 중 사흘 전 발생한 절도 사건의 용의자 A씨를 발견한 최경훈 경위가 A씨를 몰래 뒤따라가고 있다./사진=유튜브 '경기남부경찰' 캡처
[파이낸셜뉴스] 비번 날 딸과 통화를 하던 중 우연히 절도범을 발견한 경찰이 몰래 뒤따라가 절도범을 검거했다.
14일 유튜브 '경기남부경찰'에 '경찰과 절도범의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소속 최정훈 경위는 지난 3월23일 오후 9시40분께 수원 장안구 소재의 한 카페 앞에서 딸과 통화를 하던 중 사흘 전 발생한 절도 사건의 용의자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최근 출소해 같은 달 20일 오후 7시28분께 수원 팔달구 소재의 한 무인 옷가게에서 검은색 티셔츠를 훔쳐 달아났으며, 지난 2월11일에도 수원 소재의 한 도서관에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로도 수배 중이었다.
사흘 전 A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최 경위는 이를 기억하고 A씨를 우연히 발견해 뒤따라간 것이다.
최 경위는 "봤을 때 걔(A씨)가 맞더라. 몸은 걔(A씨)를 따라가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거기서 고민하는 순간 놓친다. 이건 오래된 습관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담긴 폐쇄회로(CC)TV에는 A씨를 발견한 최 경위가 망설임 없이 그를 쫓아가는 장면이 담겼다. 본능적으로 A씨의 뒤를 밟기 시작한 최 경위는 행궁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동료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최 경위는 "제가 아무것도 안 하고 (쫓으면) 저를 의식할까 봐 통화하는 척하면서 순찰차를 보내달라고 했다"며 "순찰차가 도착하기 전 (A씨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라. 저를 의식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A씨가 택시 정류장 앞에 멈춘 것을 보고 더는 순찰차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 최 경위는 A씨에게 달려가 경찰 신분임을 밝히고 그를 검거했다.
그 때 마침 순찰차가 도착했고, 최 경위는 A씨를 인계했다.
경찰은 A씨를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최 경위는 "근무할 때만이 아니라 근무하지 않을 때도 이웃으로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경찰"이라며 "확신이 들었다면 다른 경찰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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