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곳곳에 들개 주의 안내 현수막
올해 접수된 들개 신고 건수만 237건
무리 지어 주민 위협.. 개 물림 사고도
유기 동물 한 해 3000마리 수준으로 발생해
동물 유기 범죄도 강력하게 처벌 필요
지난 4월부터 울산 울주군 상북면 길천산업단지 내 도로변에 들개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산에서 서식하던 들개 무리가 도심 가까이 내려와 주민을 위협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울산시와 울주군이 들개 포획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버려진 반려견이 들개로 바뀌고 이 들개들이 자연 번식하는 양상이다.
18일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울주군에 신고된 들개 관련 민원은 237건에 이른다.
신고를 받은 울주군은 해당 지역에 포획단을 출동시켜 상황을 파악하고 현수막을 통해 개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포획된 들개는 자연 번식한 새끼를 포함해 207마리가량이다.
이처럼 들개 출몰을 알리거나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은 특히 울주군 서생면과 상북면 일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서생면에서는 3마리의 들개 무리가 사람을 위협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고 인접한 온양읍에서는 1건의 개 물림 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생면의 한 주민은 "진하해수욕장과 간절곶 등 서생면에 관광지가 많고 도심과도 거리가 좀 떨어져 있다 보니 울산이나 부산 사람들이 놀러 온 척하면서 반려동물을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울주군 상북면 배내골에서 포획한 들개(자료 사진). 울주군 제공
상북면은 영남알프스 등 높은 산지가 많아 반려동물이 종종 유기되고 몇 년 전에는 버려진 반려견 수십 마리가 배내골 일대에서 집단 서식을 하며 등산객을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길천산업단지 주변에서도 들개 무리가 목격되고 있다.
이처럼 들개가 민가 주변까지 내려와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버려지는 반려견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버려진 뒤 들개 또는 들고양이가 되고 이 동물들이 자연 상태에서 낳은 새끼까지 포함하면 울산지역에서만 해마다 약 3000마리의 유기 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3년 2971마리, 2024년 2895마리며, 올해 4월 초까지 399마리로 집계됐다.
동물 병원 한 관계자는 "처벌이 약해서인지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이다"라며 "동물을 유기하는 것도 학대와 마찬가지인 만큼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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