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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팬데믹 공포, 정부-SK바사 맞손 "백신개발"

'H5N1'의 인체 전파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SK바사 '세포배양' 기술로 백신 개발 박차

조류독감 팬데믹 공포, 정부-SK바사 맞손 "백신개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연구개발(R&D)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차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독감(H5N1)'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은다.

조류, 포유류 이어 인체 감염까지 보고...팬데믹 우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기 경보와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전략적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 핵심 파트너로서 조류독감 백신 개발에 착수하며 국가 방역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팬데믹 대응의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반의 선제적 백신 개발이 민관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H5N1 바이러스는 조류는 물론 포유류를 넘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로를 넓히고 있다. 최근 미국 등에서는 젖소 감염이 확산되고 농장 근로자의 인체 감염 사례까지 보고되며 전 세계적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H5N1 인체 감염 사례는 954건이며 이 중 464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약 49%에 이른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젖소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17개 주에서 1000곳 이상의 낙농장이 영향을 받았다. 66건의 인체 감염 사례와 1명의 사망자까지 보고되며 팬데믹 전조 현상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유제품 유통, 농장 내 동물 간 전파 가능성 등을 경고하며 전방위 통제에 나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포유류 간 전파를 반복할수록 인체 전파 적응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글로벌의료보장센터 제임스 라울러 소장은 “H5N1은 단순한 동물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면서 "감염이 지속될수록 인간 간 전파력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조류 유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가 인간 간 전파력을 갖춘 형태로 변이해 5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팬데믹으로 기록됐다. H5N1은 아직 인간 간 전파는 제한적이지만 포유류 간 반복 감염이 인체 적응 가능성을 높이며 유사한 대유행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질병청과 선제적 백신개발 착수
이런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청 주관 ‘우선순위 감염병 대유행 대비 신속개발기술 구축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H5N1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질병관리청과 37억원을 공동 투자해 세포배양 기반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 중이며 내년 하반기 임상 1·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배양 백신 기술은 기존 유정란 방식 대비 빠른 생산 속도와 높은 변이 대응력이 있기 때문에 차기 팬데믹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조류독감은 당장의 유행보다 미래의 대재앙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라며 “선제적 백신 개발은 국내 방역 체계 보호뿐 아니라 글로벌 보건 파트너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