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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무기 소재부품 국산화 앞장...제조 경쟁력 높이고 수급난도 해소"

"국방무기 소재부품 국산화 앞장...제조 경쟁력 높이고 수급난도 해소"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흔히 제조업의 근간으로 꼽힌다. 자동차나 반도체, 항공, 무기에 이르기까지 소부장 없이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특히 공급난 위기가 부각되고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소부장을 국산화하려는 시도는 더 절실해졌다.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미래 국방무기 소재부품을 국산화한다고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국산화 부품의 핵심은 바로 알루미늄 합금 원천기술 ‘에코 알막(ECO-Almag)’. 에코 알막은 강도가 높고 성형하기 쉬워 두께가 얇거나 복잡한 형상의 무기 부품도 만들 수 있다. 방탄 특성도 기존 알루미늄의 5배 이상이다.

이를 연구한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박사( 사진)는 "국방무기용 알루미늄 판재소재의 국산화 추진으로 국방 무기 부품 국산화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방무기용 알루미늄 판재소재 뿐 아니라 항공이나 자동차용 판재 소재도 전량 수립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국방, 항공 및 자동차용 알루미늄 판재를 제조하는 기업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알루미늄 판재소재를 국산화하면 수급 리스크를 줄이고 수입대체 및 수입소재 단가도 낮춰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기원이 독자 개발한 에코 알막은 미래 국방무기체계용 경량금속소재로 가장 적합하다. 미래 국방무기체계에 필요한 소재의 핵심 키워드가 초경량·고내식·고방탄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알루미늄은 밀도가 ㎤당 약 2.7g으로 같은 부피의 다른 금속보다 가벼운데, 에코알막은 알루미늄 중에서도 가벼운 저밀도 특성을 지닌다"며 "또 산화 및 부식에 강하기 때문에 국방무기를 비롯해 선박, 항공기, 자동차 등 습기나 소금기가 있는 환경에서도 내식성이 뛰어난 소재"라고 소개했다.

생기원과 국과연은 항공·지상·수중·해양을 포괄하는 무인무기체계의 국방용 경량 소재부품을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특히 에코알막은 고강도 합금 형태로 만들어져 기존 알루미늄 대비 5배 이상 방탄 성능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고경량·고내식·고방탄을 요구하는 국방무기체계에 유용한 소재이기 때문에 선도적 부품 국산화에 모두 활용할 수 있고, 독성 원소인 베릴륨도 포함하고 있지 않아 다양한 부품을 친환경적으로 제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국산화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박사는 "현재 범용 알루미늄 판재 소재조차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에는 인색한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반면 국내 원천소재 기술로, 유럽에서 생산 후 수입해 들여오는 에코알막에 대해서는 수입재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생기원은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방산 부품들을 연구해왔다. ‘따개비가 안 붙는 고내식 해양 부표’를 비롯해 ‘배 한 척 당 80t을 줄일 수 있는 액침형 배터리팩’, ‘세계 최고 경방탄 및 복합 방탄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김 박사는 "앞으로 ‘알루미늄 공급망 솔루션센터'를 중심으로, 에코알막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방산 및 항공과 관련한 모든 알루미늄 공급망 해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소재 수급 리스크가 해결되면, 부품 및 제품의 저력이 있는 한국의 제조 경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