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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에 발목… 쑥 들어간 애플페이 도입

삼성페이 등 수수료 부과 확산 땐
카드사 비용 대폭 확대 불가피

올해 초 국내 카드업계의 최대 이슈였던 '애플페이 도입'이 잠잠한 상황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이 도입에 적극 나섰지만 수수료 문제가 발목을 잡아 시일이 걸리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국내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고민은 수수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으로 이미 신용판매부문의 수익성은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수수료를 더하면 수익성은 더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0.03%)과 비교하면 5배나 높다. 애플페이는 주로 편의점 등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 가맹점에서 이용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우대수수료율로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적은데 애플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셈이다.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가능성도 걱정이다. 삼성페이는 지금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애플페이가 도입될 경우 수수료 부과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페이 결제액은 지난 2023년 73조원으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수료율 0.15%를 적용하면 연간 수수료는 1095억원에 이른다.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삼성전자(삼성페이 운용사)에 더 많은 수수료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장기적으로 미래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도입 논의는 지속되겠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