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수신잔액 917조8040억
농협 6조원 가량 증가하며 눈길
저축은행, PF 부실에 영업 위축
수신잔액 8개월만에 100조 붕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상호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 한달 만에 상호금융권의 수신잔액이 7조원 넘게 불어났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며 상호금융권이 '예테크족'들에게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지난 3월 말 수신잔액은 917조8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910조169억원) 대비 7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농협의 수신규모가 지난달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수신잔액은 515조9121억원으로 전월(509조6458억원) 대비 6조원가량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잇따라 내려가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유지하는 상호금융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통상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인기를 끌지만 최근에는 금리 매력도가 떨어져 자금이 계속 빠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잔액은 99조587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99조9128억원)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100조원을 밑돌았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5989억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대출을 확대하거나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신고를 늘릴 유인이 없는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 함께 금리 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96%로,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 12개월 정기적금의 금리는 연 3.41%다.
반면 상호금융권은 고금리 특판 등을 잇따라 판매하는 등 금리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 광주농협과 내촌농협은 최고 5% 금리를 주는 정기적금 특판을 진행 중이다. 가입금액은 각각 100만원, 50만원까지 가능하다. 일부 저축은행도 5% 이상의 고금리 적금을 판매하고 있으나 가입금액은 10만원 이하에 불과하다.
새마을금고도 3%대의 고금리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광주새마을금고와 정읍새마을금고, 예산새마을금고 등은 3.5% 이상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12개월 기준)을 판매하고 있다. 신협 역시 군산타타신협, 전주상진신협, 대구한일신협 등이 3.4%대의 정기예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요 예금상품 금리 상단이 2.55~2.60%라는 점과 비교하면 매력적인 금리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상호금융권의 수신금리도 점차 내려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29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등을 고려하면 수신금리를 계속 높게 유지하기 어렵다"며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때문에 상호금융권에 자금이 더욱 몰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비용 부담도 그만큼 많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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