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알루미늄 신소재 개발… 방산·항공 공급망 위기 넘을 것" [fn 이사람]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박사
국방과학硏과 '에코알막' 개발 중
방탄 성능 5배… 원가 절감 효과
국방 넘어 항공·車 산업에도 유용
"모든 알루미늄 소재 국산화 총력"

"알루미늄 신소재 개발… 방산·항공 공급망 위기 넘을 것" [fn 이사람]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흔히 제조업의 근간으로 꼽힌다. 자동차나 반도체, 항공, 무기에 이르기까지 소부장 없이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특히 공급난 위기가 부각되고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소부장을 국산화하려는 시도는 더 절실해졌다.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미래 국방무기 소재부품을 국산화한다고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국산화 부품의 핵심은 바로 알루미늄 합금 원천기술 '에코 알막(ECO-Almag)'. 에코 알막은 강도가 높고 성형하기 쉬워 두께가 얇거나 복잡한 형상의 무기 부품도 만들 수 있다. 방탄 특성도 기존 알루미늄의 5배 이상이다.

이를 연구한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박사(사진)는 "국방무기용 알루미늄 판재소재의 국산화 추진으로 국방 무기 부품 국산화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18일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방무기용 알루미늄 판재 소재뿐 아니라 항공이나 자동차용 판재 소재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국방, 항공 및 자동차용 알루미늄 판재를 제조하는 기업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알루미늄 판재 소재를 국산화하면 수급 리스크를 줄이고 수입대체 및 수입소재 단가도 낮춰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기원이 독자 개발한 에코 알막은 미래 국방무기체계용 경량금속 소재로 가장 적합하다. 미래 국방무기체계에 필요한 소재의 핵심 키워드가 초경량·고내식·고방탄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알루미늄은 밀도가 ㎤당 약 2.7g으로 같은 부피의 다른 금속보다 가벼운데, 에코알막은 알루미늄 중에서도 가벼운 저밀도 특성을 지닌다"며 "또 산화 및 부식에 강하기 때문에 국방무기를 비롯해 선박, 항공기, 자동차 등 습기나 소금기가 있는 환경에서도 내식성이 뛰어난 소재"라고 소개했다.

생기원과 국과연은 항공·지상·수중·해양을 포괄하는 무인무기체계의 국방용 경량 소재부품을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특히 에코알막은 고강도 합금 형태로 만들어져 기존 알루미늄 대비 5배 이상 방탄 성능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고경량·고내식·고방탄을 요구하는 국방무기체계에 유용한 소재이기 때문에 선도적 부품 국산화에 모두 활용할 수 있고, 독성 원소인 베릴륨도 포함하고 있지 않아 다양한 부품을 친환경적으로 제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국산화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박사는 "현재 범용 알루미늄 판재 소재조차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에는 인색한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반면 국내 원천소재 기술로, 유럽에서 생산 후 수입해 들여오는 에코알막에 대해서는 수입재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앞으로 '알루미늄 공급망 솔루션센터'를 중심으로 에코알막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방산 및 항공과 관련한 모든 알루미늄 공급망 해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소재 수급 리스크가 해결되면 부품 및 제품의 저력이 있는 한국의 제조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