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로봇으로 공공도로 무인 배송 실험, 앱 통한 주문 배달
사람 없는 감시 체계로 운영비 절감 기대, 미래형 물류망 구축 시도
일본 세븐일레븐 편의점.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사상 처음으로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무인 배송 실증 실험에 돌입한다. 이번 실험은 로봇 주변의 안전 감시 인력을 배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인력 확보가 어려운 야간이나 교외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다.
19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실증 실험은 도쿄도 하치오지시 미나미오사와역 인근 2개 점포에서 내년 2월까지 진행된다. 반경 2~3㎞ 내에 거주하는 이용자가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점포 직원이 매장 내에서 상품을 픽업해 자율주행 로봇에 적재한다.
배송에는 스타트업 롬비(LOMBY)의 실외형 배송 로봇이 활용되며 원칙적으로 최소 20분 안에 고객에게 도달한다. 배송료는 330엔(약 3200원), 오후 8시까지 주문을 받는다.
배송 로봇은 시속 6㎞로 주행하며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 등 고정밀 센서를 탑재해 사람이나 장애물을 인식한다. 악천후나 야간에도 배송이 가능하다. 주문자는 배송 로봇이 지정 장소에 도착하면 전송받은 QR코드를 통해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실험에 투입되는 로봇은 총 4대다.
지금까지는 원격 조종이나 근거리 감시 형태의 실증 실험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번에는 1명이 복수의 로봇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도입돼 공공도로에서 완전 무인 주행이 이뤄진다.
실증 실험이 이뤄지는 미나미오사와 일대는 다마 뉴타운으로 개발된 지역으로 구릉지에 위치해 경사로와 계단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이동 및 쇼핑 수단 부족, 물류망 재편 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실시한 실증 실험에서도 "경사진 길을 걷지 않고 상품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가 고령층을 중심으로 나왔다.
세븐일레븐 측은 "향후 실험 지역의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며 "사고 방지 등 과제를 점검하면서 본격적인 도입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자사 배송 서비스인 '세븐나우'(Seven Now)의 전국 확대를 2월까지 완료했다. 현재는 외부 물류업체에 배송을 위탁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배송 인력 확보가 어렵고 악천후 시 배송에 제약이 있다. 세븐일레븐은 무인 배송 로봇의 도입으로 택배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과 장기적인 인력 부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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