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서 휴전 협상중인 이스라엘, 18일 "광범위한 지상작전" 개시
하마스와 협상에 따라 작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혀
하마스 축출 및 가자지구 비무장화 요구...하마스는 불응
美 압박 의식해 가자지구 통하는 식량 통로는 11주일 만에 열기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기갑부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계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UPI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조건’ 휴전 협상을 시작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시작하며 협상을 위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동시에 미국의 압박을 의식해 11주일 만에 가자지구로 향하는 식량 공급을 허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난 하루 동안 현역과 예비군을 포함한 남부사령부 예하 병력이 ‘기드온의 전차’ 작전의 일환으로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전역에서 광범위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고 테러 기반 시설을 해체했으며 현재 주요 위치에 배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5개 육군 사단을 투입했다고 밝혔으나 남부 칸 유니스, 북부 가자시티 등 가자지구 주요 거점에서 이스라엘군이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선공 이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말에 끝난 6주일짜리 1단계 휴전 이후 다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추가 휴전을 위한 협상이 계속 겉돌자 지난 4일에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승인했다. 이들은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점령한다고 예고했으며 16일부터 작전을 시작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상 공세와 연이은 폭격 이후 17일 발표에서 이날부터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을 시작한다며 양측 모두 어떠한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 작전 확대 발표 직전에 성명을 내고 도하의 협상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휴전안이든, 전쟁 종식의 틀 안에서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18일 연설에서 "군은 인질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협상에 따라 작전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모든 인질 석방 △가자지구 내 하마스 지도자 및 전투원 추방 △가자지구 비무장화라는 기존 요구사항을 반복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한 하마스는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고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58명이다. 이 가운데 35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가자지구 주민 사망자는 이스라엘의 이달 공세로 인해 18일 기준 누적 5만3339명으로 집계됐다. AFP통신 등 외신들과 접촉한 하마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종전 약속 없이 인질만 원한다며 대화에 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가자지구로 향하는 식량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18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군의 권고와 하마스 격퇴를 위한 격렬한 전투를 확대해야 한다는 작전상 필요에 따라, 가자에서 기아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양의 식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차 휴전이 종료된 지난 3월부터 약 11주일 동안 가자지구을 봉쇄하고 식량 및 구호물자 공급을 막았다. 국제 사회에서는 가자지구 내 기근을 우려했다. 1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자지구를 살펴보고 신경 써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나쁜 일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빌리아에서 구호단체 직원들이 피난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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